거스 히딩크 한국 대표팀 감독이 미국전에 앞서 치열한 '신경전'을 펼치고 있다. 오는 10일 대구월드컵경기장에서 미국과 한판 대결을 앞둔 히딩크 감독은 8일 오전 비공개훈련을 실시하면서 경기의 중요성을 의식한 듯 전력의 노출을 철저히 차단하는가 하면 상대를 자극할 수 있는 언사를 서슴지 않았다. 히딩크 감독은 훈련을 마친 뒤 허진 미디어담당관에게 부상으로 초미의 관심사가 되고 있는 황선홍과 유상철이 11대11 시뮬레이션게임에 참가했는지 여부에 대해 대 함구할 것을 당부했다. 훈련에 앞서 가진 인터뷰에서 히딩크 감독은 "둘은 아직 완전히 회복되지 않은 큼 워밍업을 마친 뒤 쉬게 하겠다"고 말했지만 실제로 쉬었는지, 혹은 참가했는지의 여부를 알리지 말도록 한 것. 지난 4일 폴란드전에서 스트라이커와 공격형 미드필더로 출격, 각각 골을 넣은 부상으로 교체아웃된 두 선수의 출전여부는 한국의 전술구상에 절대적 변수이기 문에 히딩크 감독은 이 부분의 비밀유지에 신경썼다. 게다가 그는 훈련을 전면 공개했던 폴란드전과 달리 미국전 전날인 9일 오후 4시께 예정된 경기장 적응훈련을 처음 15분만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히딩크 감독은 이와 함께 인터뷰에서 "미국이 3-2로 승리한 포르투갈전은 원래 -2로 끝났어야 하는 게임"이라며 "미국의 두번째 골은 분명히 오프사이드였는데 멍청한(sleepy)한 심판이 잘못 봤다"라며 목소리를 높여 눈길을 모았다. 히딩크 감독이 평소 상대를 자극할 수 있는 언사는 되도록 피한 가운데 상대에 한 `존중과 경계'가 담긴 외교적 표현에 능숙했던 점을 감안하면 파격적이기까지 이 한마디 또한 심리전의 일환이 아닌가 하는 관측을 낳았다. (경주=연합뉴스) jhch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