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 히딩크의 '이유있는 불쾌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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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축구연맹(FIFA)의 공식 숙박대행사인 영국 바이롬사가 이번에는 히딩크를 울리고 있다.
히딩크 감독은 미국과의 경기를 이틀 앞둔 8일 오전 경주 공설운동장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한국대표팀이 예약하지 못한 대구 인터불고호텔에 미국팀이 9일부터 숙박한다는 것은 도무지 납득이 가지 않는다"고 강한 불쾌감을 드러냈다.
히딩크 감독은 "대구에 특급호텔이라고는 인터불고밖에 없어 올해 초부터 예약하려고 애썼다"면서 "그러나 바이롬사측에서 FIFA 전용 숙소로 지정돼 있다고 밝혀 부득이 인근의 인터파크호텔로 숙소를 바꿨다"고 말했다.
히딩크 감독은 이어 "한·미전 심판까지 이 호텔에 묵고 있는 것은 더욱 이해가 안 간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허진 언론담당은 "이같은 사실을 불과 3일 전에서야 확인했다"며 "현행 FIFA 규정상 문제는 없다고 하더라도 심판과 FIFA 관계자,미국팀이 한 숙소를 사용하는 자체가 경기의 공정성을 저해할 수 있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허씨는 "지난해 컨페더레이션스컵 때도 한국팀이 인터불고를 숙박장소로 사용하려다 FIFA측의 선점으로 프랑스팀과 함께 인근의 파크호텔을 이용한 적이 있었다"고 말했다.
당초 미국팀은 대구 외곽에 새로 신축된 CS플라자호텔을 사용하려 하다가 지난 5월10일 갑자기 인터불고호텔로 숙소를 변경한 것으로 드러났다.
미국측 수행인원은 선수를 포함,90여명에 달하는 데다 한국의 반미감정이 증폭되고 있는 등 선수들의 안전과 보안상 문제점을 들어 FIFA를 압박했을 가능성이 높다는 게 축구 관계자들의 분석이다.
허씨는 행여나 한국민들의 반미감정이 확산될 우려가 높아 히딩크 감독이 공식항의를 포기한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월드컵 입장권 판매 업무를 엉터리로 수행해 많은 손해를 입힌 FIFA와 바이롬사가 이번에는 숙박문제에 끼어들어 한국대표팀 히딩크 감독의 심기를 불편하게 만들고 있다.
이들의 횡포와 무례는 언제까지 계속될는지….
경주=하인식 기자 ha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