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이 6·13 지방선거 유세전으로 달아오르고 있다. 주말인 1일 첫 합동연설회가 기초단체장 15곳,광역의원 22곳,기초의원 19곳 등 전국 56개 선거구에서 열렸고,정당연설회도 전국 24곳에서 각각 개최됐다. 각 당의 후보들은 연설을 통해 상대 후보의 납세,병역,전과기록 등 신상명세를 공격하는 한편 지역 공약을 제시하면서 유권자들의 지지를 호소했다. 한편 한나라당 이회창 대선후보는 울산과 제주,민주당 노무현 후보는 경남과 부산,자민련 김종필 총재는 대전을 각각 찾아 유세 지원에 총력을 기울였다. ◆한나라당=이회창 후보는 이날 민주노동당 후보의 선전으로 고전하고 있는 울산과 박빙의 승부를 펼치고 있는 제주도를 잇따라 방문해 박맹우 울산시장 후보와 신구범 제주도지사 후보의 지원유세에 주력했다. 이 후보는 유세에서 "세계에서 가장 부패하고 창피하기 짝이 없는 국가로 만든 김대중 정권이 5년간 더 집권하려 한다"면서 "말로 안되면 행동으로 보여줄 수밖에 없다"며 압도적인 지지를 호소했다. 민주당 노무현 후보가 이날 이 후보와 3김의 '동시청산론'을 제기하자 남경필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일일이 대응할 가치가 없다"면서도 "지지율이 급락하니까 완전히 이성을 잃은 모양"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허태열 기획위원장은 "노 후보가 스스로 열을 받아 막말을 할수록 자신의 몰락만 재촉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노무현 대통령 후보는 1일 오후 고향인 경남 김해에서 열린 민주당 김두관 경남지사 후보 정당연설회에서 "3김을 청산할 때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도 한꺼번에 청산해야 한다"며 세대교체론을 본격 제기했다. 노 후보는 "친일하고 군사독재에 아부했던 사이비 엘리트의 시대는 끝났다"며 이 후보를 겨냥한뒤 "김대중은 김대중이고,노무현은 노무현"이라며 세대교체와 함께 자연스러운 차별화를 시도했다. 노 후보는 이어 "3김 정치를 빼다박은 분이 이회창 후보"라며 "이 후보도 한꺼번에 청산하고 21세기로 넘어가자"고 말했다. 그는 "이 후보는 나이도 나보다 11살 많지만 더 중요한 것은 정치적 사고방식"이라며 "이 후보는 제왕적 후보이고 권위주의와 계보,측근,가신정치를 그대로 하는 게 한나라당"이라고 공격했다. 그는 "영남에서는 '노무현은 좋은데 당이 안좋고 DJ가 미워서 못해준다'는 말이 있다는데 DJ는 DJ고 노무현은 노무현"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부산에서 세 번 낙선한 사실을 열거한뒤 "고향사람이 갖다 내버린 자식이 죽지 않고 대통령 후보가 돼 돌아왔다"며 "지난 15년간 구박받고 찬밥 먹으며 어렵게 정치했지만 전국적으로 지지받는 지도자가 되려고 노력했고 지난 3월 광주시민들이 자기지역의 똑똑한 후보 버리고 노무현의 손을 잡아줬다"면서 '동서통합'을 강조했다. 그는 "아직 벽이 두텁다고 느끼지만 개혁하려면 하나가 돼야 하고 국민통합을 해야 한다"며 "중국이 무섭게 달려오고 있고,개혁은 사느냐 죽느냐의 문제인데 김대중과 호남을 미워한다고 살길이 열리느냐"고 반문했다. ◆자민련=충남지역의 텃밭 수성에 안간힘을 쏟고 있는 김종필 총재는 이날 대전을 방문,홍선기 대전시장 후보 정당연설회에 참석했다. 김 총재는 "어떤 사람이 홍 시장더러 여러번 했으니까 그만두라고 하는데 세상이 이런 사람들 때문에 항상 어지럽다"면서 "독일수상은 17년 했고 영국 대처수상은 12년 했다"며 3선에 도전하는 홍 후보를 옹호했다. 김 총재는 또 한나라당 염홍철 후보를 겨냥,"경험도 없는 사람이 남을 헐뜯고 시장되겠다고 한다"면서 "교도소 갔다 온 사람이 어떻게 시장이 될 수 있느냐"며 공격했다. 김형배·오춘호·김병일 기자 kh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