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의 사활을 건 자민련과 전략적 거점 확보를 노리고 있는 한나라당의 접전이 치열하다. 아직도 30∼40%에 달하는 부동층의 향배, 민주당과 자민련의 제한적 공조에 대한 여론의 반응이 양당의 승부를 가를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광역단체장 한나라당 염홍철(廉弘喆) 후보와 자민련 홍선기(洪善基) 후보가 각종 여론조사에서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며 접전을 벌이고 있다. 후보 등록에 앞선 여론조사에서도 두 후보의 지지도는 오차 범위 내에서 각축을벌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후보 등록을 앞두고 민주당이 자민련 공조의 일환으로 후보 공천을 포기하자 부동표가 늘어나는 등 여론이 출렁대고 있어 선두 각축을 벌이고 있는 두 후보측에서 촉각을 세우고 있다. 한나라당 염 후보의 경우 '이제는 바꿔보자'는 슬로건이 한 때 유권자 층을 파고 들었으나 후보등록을 전후해 주춤한 상태라고 현지 분석가들이 전했다. 이는 이번 선거가 광역단체장-기초단체장-광역의원 등으로 이어지면서 이 지역내에서는 조직면에서 앞서 있는 자민련 최후의 방호벽에 막힌 것으로 분석된다. 그러나 예전과 달리 미풍에 그치고 있는 지역 바람에 자신감을 보이고 있으며이회창 대선 후보와 충남이 고향인 서청원 대표의 잇단 대전 방문 등 당 차원의 집중 지원전략이 막판 부동표 흡수에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자민련 홍 후보는 '3선 도전'의 부담감 극복이 최대 과제였으나 현역으로 재도전에 나선 5개 구청장 및 광역.기초의원 후보의 측면지원에 힘을 얻고 있다. 재임 중 별다른 무리없이 시정을 이끌어 왔다는 점에서 7년간 이어온 대전발전을 다음 임기 내에 마무리 짓겠다는 호소도 유권자 층에 먹혀들고 있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특히 충청지역 정서상 지지후보를 밝히지 않고 있는 부동표 상당수가 자민련 성향이라는 점에서 막판 부동표의 쏠림 현상이 나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민주당 대전시지부에 의해 추대됐다 공천을 받지 못해 무소속으로 출마한 정하용 후보는 한 때 만만찮은 지지율을 확보하기도 했으나 민-자 공조 이후 지지도가하락추세라는 분석들이다. 하지만 당의 공천을 받지 못했다는 동정여론과 젊은 전문행정가라는 점을 내세워 부동표 흡수에 주력하며 인지도를 넓혀 가고 있어 선전 여부가 주목된다. 무소속 김헌태 후보는 광역자치단체장 가운데 가장 가난한 후보(-6억5천만원)답게 독자적인 선거운동에 나서고 있으나 자금과 조직의 열세 등으로 지지도를 높이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기초단체장 현역 프리미엄을 업고 있는 자민련 후보들이 선거초반 대체로우위를 점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자민련에서는 선거 막판까지 지역정서가 계속될 것으로 보고 있으나 일부에서는밑바닥이 조금씩 움직이고 있다는 변화의 가능성도 조심스레 제기되고 있다. 한나라당은 강창희 최고의원의 지역구인 중구와 중산층이 많은 서구, 유성구에기대를 걸고 있으며 대덕구도 해 볼만한 지역으로 꼽고 있으나 동구 지역은 열세를인정하고 있다. 자민련은 전 구청장 석권을 자신하고 있으나 중구 등 2-3개 지역에서 한나라당의 추격이 만만치 않아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민주당은 시장 후보 공천이 무산된 후 지지층 결집이 이뤄지지 않아 3군데 후보를 낸 구청장 후보들까지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중구의 경우 인지도에서 앞선 자민련 김성기 후보가 우위를 점하고 있으나 한나라당 강창희 최고위원이 지원 유세에 나서면서 김동근 후보의 추격전도 만만치 않다. 서구는 자민련 가기산 후보와 한나라당 김영진 후보가 각축전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시의원 출신인 무소속 이강철 후보의 선전이 눈에 띄고 있다. 이들 후보들은 각기 일정 부분 고정표를 갖고 있어 부동표 흡수에 총력전을 펼치고 있으며 민주당에서 후보를 내지 않은 것이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대덕구는 자민련 오희중 후보의 절대 우세가 점쳐지던 지역이나 대덕연구단지연구원 출신인 한나라당 송인진 후보의 추격전이 거센 상황이고 시민단체 활동을 한민주당 정현태 후보도 젊음과 개혁성을 무기로 선전하고 있다. 유성구는 자민련 이병령 후보가 인지도 등에서 한 발짝 앞서 있으나 당 지지도를 앞세운 한나라당 김현규 후보가 추격전을 벌이고 있다. 동구 지역은 임기 내내 주민과 접촉을 강화해 온 자민련 임영호 후보의 우세 지역으로 분류되고 있어 한나라당 김범수 후보와 민주당 신남철 후보가 얼마 만큼 선전할 지가 관심거리다. (대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