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핏줄이면서 정치적인 상황 때문에 반목과질시를 거듭해온 재일본 대한민국민단(민단)과 조선인총연합회(총련)가 2002한일월드컵축구에 출전하는 한국을 응원하기 위해 공동응원단을 구성, 입국했다. 두 단체는 각각 남,북한을 지지, 해방후 정치상황때문에 서로 사이가 좋지 않았으나 이번 대회를 계기로 처음으로 손을 맞잡은 것이다. 30일 관계기관에 따르면 민단과 조총련으로 구성된 `2002월드컵 재일동포참관단'은 전날 김해공항을 통해 146명이 입국한데 이어 이날 79명이 7개 여객기에 나눠타고 인천공항으로 들어왔다. 참관단은 월드컵이 열릴 6월25일까지 인천과 대구, 김해, 제주를 통해 모두 1천500여명이 속속 입국하게 되는데 이중 269명은 조총련계 동포들이다. 재일동포들은 첫날 프랑스-세네갈간 개막전을 관람한 뒤 후발대와 합류, 폴란드, 미국, 포르투갈전 등 한국 대표팀 3게임을 응원하고 준준결승 4경기, 준결승 4경기도 참관한다. 이들은 조별리그에서는 한 경기당 500여명이 한국을 상징하는 붉은색 유니폼과 일본을 나타내는 푸른색 유니폼을 나눠입고 한일 양국의 깃발을 흔들며 '코리아 파이팅'을 외칠 계획이다. 특히 두 나라의 경기가 모두 열리는 6월14일에는 오후 3시30분 서울 삼성동 코엑스 대형화면 앞에서 튀니지와 맞붙는 일본을 먼저 응원한 뒤 인천 문학경기장으로 옮겨 포르투갈과 예선 최종전을 벌일 한국을 응원한다. 총련계열인 김노현(68) 재일조선체육연맹회장은 입국후 "조국땅을 밟으니 얼마나 좋은지 모르겠다. 남북이 단일팀 구성에는 실패했지만 총련과 민단이 경기를 함께 관전함으로써 화합과 신뢰구축의 계기가 마련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양수 민단 문교국 부국장도 "지난해 6.15선언 이후 두 단체의 교류가 많아졌으며 이후 수차례 회의를 거쳐 공동응원단을 구성하게 됐다"며 "두 단체가 중앙단위차원에서 교류를 가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밝혔다. 이날 입국한 참관단은 해외동포 모국방문후원회 주관으로 간단한 환영행사를 가진 뒤 미리 준비된 차량을 이용, 숙소인 리버사이드호텔로 향했다. (영종도=연합뉴스) daeh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