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축구대표팀이 2002한일월드컵 본선 첫 경기인 슬로베니아전에 대비해 `파릇파릇'한 고교생들을 스파링파트너로 삼아 눈길을모았다. 28일 오후 울산 서부구장에서 실시한 훈련때 호세 안토니오 카마초 스페인 감독이 섭외한 연습경기 상대는 지난 4월 백운기전국대회에서 4강에 올랐던 울산 현대고. 현대고는 지난 27일 연습을 보조할 고교생 3명을 파견해 달라는 요청에 따라 김영우, 김보훈, 김기훈 등을 보냈는데 갑자기 카마초 감독이 오후 훈련을 마친 뒤 이선수들의 소속팀과 연습경기를 갖고 싶다는 의사를 타진해 온 것. 재미있는 것은 카마초 감독이 현대고측에 3-4-3전형으로 나서줄 것과 빠른 날개미드필더 2명을 반드시 출전시켜 달라고 팀연락관을 통해 요구했다는 점. B조에서 스페인과 16강 진출을 다툴 3개 팀 중 이같은 스타일의 팀은 바로 내달2일 1차전을 갖는 슬로베니아로, 본선 첫경기에서 부진한 징크스를 갖고 있는 스페인이 가장 신경을 쓰고 있는 팀이다. 한편 전날 밤 설레는 마음에 좀처럼 잠을 이루지 못했다는 현대고 선수들은 레알 마드리드의 영원한 주장 페르난도 이에로, 골잡이 라울 곤살레스, 미드필드의 핵가이스카 멘디에타 등 세계적인 선수들과 나란히 그라운드를 밟는 영광을 누렸다. 전.후반 각각 30분씩 치른 이 경기에서 현대고 선수들은 6~7차례 골을 내주면서도 억만금을 주고도 살 수 없는 값진 경험에 감개무량한 표정이었다. 현대고의 주장인 3년생 수비수 박진혁은 경기를 마친 뒤 "라울의 드리블 능력과스피드에 감탄했다"며 "짧은 시간이었지만 너무 많은 것을 배웠다. 무한한 영광이다"고 말했다. (울산=연합뉴스) jhch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