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3 지방선거가 월드컵대회 열기와 연말 대통령 선거에 밀려 유권자들의 관심사에서 멀어지고 있어 투표율의 지나친 저하와 조직동원 선거 및 이로 인한 민심왜곡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월드컵대회 열기는 이미 지난 21일 '한-잉글랜드' 평가전을 기점으로 전국을 강타, 31일 개막식과 함께 본격적으로 막이 오르면 전국이 월드컵대회 열기의 도가니에 빠져들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지방선거 투표가 실시되는 시점은 월드컵대회가 중반전에 돌입, 온 국민의 눈과 귀가 월드컵에 쏠리게 돼 있어 투표가 국민 관심권에서 완전히 밀려날 것을 중앙선거관리위원회와 각 후보들은 우려하고 있다. 또 한나라당과 민주당 등 주요 정당들이 이미 대선체제로 전환, 모든 정당활동을 대통령 후보의 활동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것도 지방선거와 후보자들에 대한 유권자들의 무관심을 부채질하고 있다. 권력형 비리의혹과 이를 둘러싼 한나라당과 민주당간 공방의 장기화 역시 유권자들에게 정치에 대한 식상과 염증을 불러일으키고 있다는 게 양당 관계자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특히 월드컵대회 열기로 인한 합동연설회 청중동원 저조 가능성, 막대한 비용 등을 이유로 한 정당연설회 개최의 어려움, TV 등 언론매체를 통한 후보초청 토론회가 지난 98년 선거에 비해 빈도와 관심이 낮은 점 등을 감안하면 투표를 하는 유권자들도 후보자들의 정책 등을 제대로 알지 못한 채 `까막눈' 투표를 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에 따라 각 후보측은 월드컵대회가 시작되기전에 투표의사를 가진 유권자층에선 판세가 대체로 결정될 것으로 보고 공약과 쟁점을 서둘러 내놓으면서 기선제압을 시도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각종 여론조사에서 부동층이 지역별로 최고 50%를 상회하는 것으로나타나는 등 이미 무관심이 확산되는 추세다. 이때문에 이번 지방선거 투표율이 역대 공직선거중 2번째로 낮았던 지난 98년지방선거 투표율(52.6%)을 밑돌아 자칫 50% 미만으로 하락할지도 모른다는 관측도제기되고 있다. 중앙선관위는 '장나라'와 '베이비복스' 등 유명 연예인을 모델로 홍보광고를 제작, 연일 TV 등 언론매체를 통해 투표참여를 홍보하는 한편 각급 학교장 명의의 가정통신문을 발송, 학부모들의 투표참여를 유도하고 있으나 효과는 미지수다. 선관위측은 축구팬들의 투표참여 유도 효과를 기대, 월드컵 대표팀 전원이 부재자 투표에 참여토록 하는 등 투표참여 운동을 적극 활용할 계획이다. 한양대 이기옥 행정대학원장은 26일 "지방선거에 대한 무관심이 해가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면서 "행정기관은 물론 시민단체가 적극 나서 투표참여를 독려, 이번선거가 조직동원에 의한 `그들만의 잔치'로 전락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전국종합=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