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가 성공적인 정부지분 매각 청약을 토대로 비상하고 있는 반면 청약에 전략투자자로 참여한 SK텔레콤은 약세를 보이고 있어 명암이 엇갈리고 있다. 20일 거래소시장에서 KT는 전거래일보다 2.93% 치솟은 5만6천300원으로 출발한 뒤 5만8천200원까지 오르기도 했으나 차익 및 경계매물이 나오면서 상승폭이 둔화돼 오후 1시 현재 4.57% 뛰어오른 5만7천200원에 거래되고 있다. 반면 예상을 뒤엎고 정부지분 매각청약에 적극 참여, 9.27% 가량의 지분을 확보하게 될 SK텔레콤은 1.63% 하락한 반면 전략투자가로 참여한 LG전자는 2%대의 강세를 나타냈다. 증시 전문가들은 KT가 대기업의 적극적인 청약 참여 등으로 민영화에 대한 불확실성을 완전히 해소했기 때문에 단기적으로나 장기적으로 상승세를 보일 것으로 내다봤다. 반면 SK텔레콤은 KT지분 참여가 단기적으로 과도한 현금을 확보해야 하는 부담 때문에 부정적 요인이 될 수도 있겠지만 장기적인 펀더멘털측면에서는 좋은 영향을 줄 것으로 분석됐다. ◆KT주가, 단기.장기 전망 모두 '맑음' KT는 이제 민영화에 대한 불확실성을 훌훌 털어버렸기 때문에 견조한 상승흐름을 보이면서 적정주가를 찾아갈 것으로 전망됐다. 전문가들은 단기적인 목표가격으로 6만5천원대를, 장기적으로는 7만7천∼8만4천원를 각각 제시한뒤 많은 매물부담이 있는 6만5천원대가 1차 저항선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했다. 교보증권 전원배 책임연구원은 "재벌기업이 적극적인 청약 참여로 전략투자가의 배정물량을 100% 소화해줌으로써 KT는 주가상승 모멘텀이 발생했다"면서 "이번주까지는 강세를 지속하고 기관과 개인청약물량이 매물화될 수 있는 다음주에는 다소 조정을 받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전 책임연구원은 "그러나 KT는 수익성 등 펀더멘털 측면에서 너무나 싼 주식이기 때문에 장기적으로 본질가치를 찾아가면서 7만7천원까지 상승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SK증권 김용수 과장도 "외국 유선통신업체들의 EV/EBITA가 6.8∼7.5배 수준인 점을 감안하면 KT 주가는 너무 낮게 평가돼 있다"면서 "민영화속도 등 할인요인을 적용하더라도 KT는 최소 6배수준으로 적정주가 8만원이 산출된다"고 말했다. 김 과장은 "배정물량을 당초 목적대로 확보하지 못한 기관들이 당분간 KT를 포트폴리오에 편입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6만4천∼6만5천원까지 상승하는 데 큰 어려움이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메리츠증권 이재영 애널리스트도 "KT가 민영화 성공을 계기로 투자자들사이에 저평가된 주식이라는 인식이 확산될 것"이라면서 "1차적으로 6만5천원대까지 상승한 뒤 조정을 보이고 궁극적으로는 적정가치인 8만4천원까지 오를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SK텔레콤 단기주가 약세지만 '남는 장사' SK텔레콤이 단기적으로 약세를 보일 근거로 이번 지분 참여로 인해 1조6천억원이나 되는 막대한 현금이 묶여야 하는데다 이중 1조원가량을 차입해야 하는 부담이 있다는 점 등이 꼽혔다. 교보증권 전 책임연구원은 "우선 SK텔레콤이 1조6천억원이 넘는 막대한 현금을 영업측면이 아닌 무수익자산 투자에 써야 한다는 것이 부정적"이라면서 "특히 1조원을 추가로 차입해서 지분을 확보해야 하기 때문에 더욱 좋지 않은 모습"이라고 강조했다. 메리츠증권 이 애널리스트는 "SK텔레콤이 필요이상으로 KT지분을 확보한 것은 10년이상 장기적인 관점에서 경영권을 확보하려는 의도를 갖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면서 "그러나 정부가 KT를 주인없는 회사로 만들기 위해 민영화한 것이기 때문에이같은 가능성은 극히 희박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대다수 전문가들은 장기적인 관점에서 본다면 SK텔레콤이 이번 지분 참여로 기본적인 펀더멘털에 변화가 발생하지 않을 것으로 보이는데다 향후 통신서비스산업이 더욱 발전될 모습을 보일 것이기 때문에 밑지지 않는 장사를 할 것으로 평가했다. 교보증권 전 책임연구원은 "SK텔레콤이 수익성과 성장성이 워낙 뛰어나기 때문에 그리 오래 약세를 나타내지는 않을 것"이라면서 "장기 투자자라면 SK텔레콤을 저점 매수해 보유하는 전략을 취할 필요도 있다"고 강조했다. 굿모닝증권 반영원 연구원도 "SK텔레콤이 KT지분을 확보함으로써 경쟁력을 강화하고 자산가치를 높일 수 있는 장점이 있기 때문에 장기적으로 긍정적"이라면서 "특히 KT주식을 거의 헐값에 샀기 때문에 향후 KT의 경영권을 갖지 못하더라도 손해볼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LG전자도 통신장비업체로서 안정적 수요처를 확보했기 때문에 현금흐름에 문제만 발생하지 않는다면 긍정적인 측면이 더 많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SK증권 김용수 과장은 "LG전자가 3%미만의 지분밖에 확보하지 못해 경영견제능력을 갖추지는 못하게 됐지만 KT를 안정적인 통신장비 수요처로 확보하게 됐다"면서"LG전자가 현금 조달능력만 있다면남는 장사를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전준상기자 chunj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