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피중인 탈레반 지도자 물라 오마르가 아프가니스탄에주둔중인 미군의 운명은 "불과 지옥 그리고 완잔한 패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고 17일 영국 런던에서 발행되는 범(汎)아랍계 일간지 `아샤라크 알 아우삿'이 보도했다. 이 신문은 오마르가 아프간 산악지역에서 한 회견을 통해 "옛 소련군과 그 이전영국군과 마찬가지로 미국이 패배하는 것이 신의 뜻"이라고 말했다고 밝혔으나 회견일자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다. 신문은 또 기사를 쓴 바디에 코라니 기자가 실제 오마르를 만났는지에 대해서도분명히 밝히지 않았다. 다만 신원이 밝혀지지 않은 오마르의 언론 담당 고문이 이번회견을 주선하고 아랍어와 파슈튜어로 된 문답을 번역해줬다고 신문은 설명했다. 지난 1996년부터 2001년까지 탈레반 정권을 이끈 오마르는 비밀에 가득차고 언론과의 접촉을 꺼리는 인물로 지난해 12월 미군 주도의 서방 연합군이 그의 근거지인 아프간 남부 칸다하르를 점거한 이후 행방이 묘연한 상태다. 신문에 따르면 오마르는 회견에서 미국에 저항할 것을 다짐하면서 아프간 전쟁은 새로운 국면에 진입한 것에 불과하며 도피중인 빈 라덴이 아직 살아있다는 사실이 빈 라덴 제거를 국민들에게 약속한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에게 아픔을 줄것이라고 말했다. 신문은 그러나 오마르가 어떻게 빈 라덴의 생존을 알고 있는지와 언제마지막으로 접촉했는지, 또 어디에 있는지 등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다 오마르는 또 "우리는 아프간에서의 전투가 끝났다고 생각하지 않고 있다... 전투는 시작됐으며 포화가 계속되고 있다. 백악관이 이슬람에 대한 전쟁과 관련된 불의와 압제의 중심이기 때문에 이 포화는 백악관에까지 이를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지난해 아프간전에서 사상자들이 많이 발생함에 따라 "투쟁중인 가난한 인민들의 생명을 보호하기 위해 우리 땅에서 철수한 뒤 산악지역에서 게릴라전을펴기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회견자는 오마르에게, 알 카에다가 스스로 9.11테러의 배후임을 주장한 장면이나오는 비디오 테이프의 방송에도 불구하고 9.11테러의 배후가 빈 라덴이 아니라고부인하느냐고 질문했다. 이에 대해 오마르는 "작전을 수행한 자들은... 분명한 목표가 있었으며, 자신들의 목숨보다 더 소중한 목표를 이뤘다. 그들이 누구인지를 묻는 일은 중요하지 않다.현재 중요한 것은 우리 모두가, 특히 미국이 이 젊은이들이 왜 이런 일을 행했는지를 곰곰 생각하는 것이다. 이같은 위대한 일들의 원인으로는 여러 가지가 있으며, 미국으로 하여금 이같은 원인들을 없애 이런 일이 되풀이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신문은 "나는 팔레스타인에 있는 형제들에게 인내심을 가지고 축복받은 투쟁을 계속하라고 말한다...우리는 당신들을 잊지 않았다. 우리는 미국에 의해 점령당한 이슬람 국가에서 또다른 상처를 치유하고 있다. 당신들과 우리들의 전쟁은 서로다르면서 동일한 것"이라는 오마르의 말로 기사를 끝맺었다. (카이로 AP=연합뉴스) choib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