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승현씨로부터 5천만원을 받은 혐의로 구속된민주당 권노갑(權魯甲) 전 고문이 옥중에서 "어처구니없다. 내가 왜 이렇게 됐나"라고 한탄하면서 억울하다는 심경을 피력한 것으로 15일 알려졌다. 권 전 고문의 측근인 이훈평(李訓平) 의원은 이날 당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권전 고문을 하루에 한번 면회하는데, 권 전 고문이 화가 나 눈시울까지 붉히면서 억울해 하고 있다"며 "이 때문에 지난주말까지 제대로 식사를 하지 못했고 당뇨병등 지병으로 인해 혈색도 검어지는 등 건강이 좋지 않은 상태"라고 설명했다. 이 의원은 "권 전고문은 잠은 그런대로 자지만 식사를 제대로 하지 못했다"면서"그러나 지난 주말부터 죽도 먹으면서 다소 정신적인 안정을 되찾았다"고 말했다. 최근 당내 일각에서 제기된 김대중(金大中) 대통령 장남 김홍일(金弘一) 의원의의원직 사퇴론에 대해 권 전 고문은 "별소리를 다한다"는 반응을 보였으며, 검찰에의해 기소되면 보석신청을 낼 예정이라고 이 의원은 덧붙였다. 한편 권 전 고문은 지난 2000년 7월 김은성 전 국정원 차장을 만나기 전날 청와대에서 김 대통령으로부터 "최규선과 김홍걸에 관해 나쁜 보고가 올라오니 두 사람을 떼어놓으라"는 지시를 받았다는 내용을 면회 온 지인들에게 털어놓았다고 한 측근이 전했다. 이 측근에 따르면 권 전 고문은 이튿날 김 전 차장이 평창동 집으로 찾아와 두사람에 대한 국정원 정보내용을 보고하자 "알고 있다"며 "시중에 떠도는 소문만 갖고 보고하지 말고 어떤 이권에 개입했는지 육하원칙에 따라 확실하게 보고하라"고질책했다는 것. 그러나 권 전 고문은 최씨가 `대통령직 인수위 보좌역'을 사칭해 공항 VIP룸을이용하는 등 물의를 빚은 사실이 드러나자 김 대통령에게 최씨에게 문제가 있음을직접 보고했다. 권 전 고문은 그런 다음 홍걸씨를 불러 "최규선과 어울리지 말고 빨리 미국으로돌아가 공부하라"고 타일렀고 최씨에게는 "인간적인 연(緣)은 유지하되 내 보좌역은그만두라"며 사직토록 했으나, 두 사람은 이후에도 관계를 유지하며 로비행각을 벌였다는 것이 이 측근의 설명이다. (서울=연합뉴스) 이강원기자 gija007@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