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의 지난해 기업경영분석 결과 부채비율이 100%대로 낮아지고 경기침체에도 불구, 경상이익률이 흑자로 나타나 기업의 재무제표가 호전됐음을 보여줬다. 그러나 영업이익으로 이자를 지급하지도 못하는 기업수가 전년에 비해 늘어났고 영업 이익률이 지난 61년 조사이래 가장 낮은 수준을 나타내는 등 경영 실적은 크게부진했다. ◆부채비율 67년 이후 최저수준 = 제조업의 부채비율은 98년 303%, 99년 214.7%, 2000년 210.6%, 지난해 182.2%로100%대로 낮아져 67년(151.2%)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나타냈다. 부채비율은 미국(159.4%), 일본(159.7%)과 비교할때도 격차가 크게 축소됐다. 부채비율 하락은 주식발행에다 은행의 출자전환, 채무면제 등에 힙입었다고 한은은 분석했다. 이에따라 전체 자산중 차입금(회사채+차입금)이 차지하는 비율은 39.8%로 전년에 비해 1.4% 포인트 하락, 89년(38.5%) 이후 최저수준을 기록했다. 자산중 현금의 비율도 16.4%로 올라 78년 이후 가장 높은 수치를 나타냈다. 결과적으로 기업들은 자본금을 늘려 부채비율이 크게 줄었고 저금리 덕분에 차입비율을 낮췄으며 현금 보유액도 높인 것으로 평가된다. ◆흑자는 유지했으나 수익성은 악화 = 매출액 대비 경상이익의 비율은 97년 -0.3%, 98년 -1.9%로 적자를 냈다가 99년1.7%, 2000년 1.3%, 지난해 0.4%로 흑자를 유지했다. 경상이익률 0.4%는 1천원어치를 팔아 4원의 순이익을 낸 것으로 경기침체 탓으로 적자를 겨우 면하는 데 그친 셈이다. 매출액 대비 영업이익률도 5.5%에 불과, 사상 최저수준에 이르렀다. 한은은 경상이익률이나 영업이익률이 떨어진 것은 지난해 경기침체의 골이 깊었던 탓이며 이는 고도성장을 지난 우리 경제가 앞으로 저성장 국면에 들어가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자도 못내는 기업은 더 늘어 = 영업이익 대비 금융비용의 비율인 이자보상비율은 132.6%로 전년(157.2%)에 비해 24.6%포인트 낮아졌다. 저금리로 금융비용이 떨어졌음에도 불구, 경기 침체로 인해 영업이익이 더 많이떨어져 이자보상비율이 급감한 것으로 분석된다. 또 영업이익으로 이자조차 상환할 수 없는 이자보상비율 100% 이하 기업은 조사대상업체의 28.6%를 차지, 전년(26.3%)에 비해 2.3%포인트 늘어났다. 이와함께 이자보상비율이 높아진 기업(51.5%)이 낮아진 업체(44.9%)보다 더 많아 기업의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심화된 것으로 분석됐다. 한은 정정호 통계국장은 "과거에는 매출을 늘려 비용을 충당하는 '고성장'구조가 가능했으나 앞으로는 더이상 매출만 크게 늘릴 수 없는 상황"이라면서 "기업들은수익을 높이기 위해 매출증대보다 비용절감에 나서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양태삼 기자 tsyang@yonhapnews.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