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이 6일 대국민성명을 통해아들 문제에 대해 사과하고 민주당을 탈당한 것은 국민의 의혹을 말끔히 해소하고 정치로부터 자유로운 상태에서 국정에 전념하기 위한 고심끝의 결단으로 풀이된다. 각종 게이트 의혹과 아들 문제가 불거지고, 이로인한 여야간 논란과 공방으로중요한 시기에 국가 전체의 에너지가 소모되고 있음에 따라 국정 최고책임자로서 단안을 내린 것으로 볼 수 있다. 김 대통령은 박지원(朴智元) 비서실장이 대독한 성명에서 "최근 저희 자식들과몇몇 주변인사들로 인해 일어난 사회적 물의와 국민 여러분의 질책에 대해 무어라사과를 드려야 할 지 모르겠다"면서 거듭 국민에 대한 사과의 뜻을 밝혔다. 그러면서 김 대통령은 "저희 내외도 이 문제로 고민의 나날을 보내고 있다"면서"검찰의 수사를 통해 사건이 엄정하게 처리되기를 충심으로 바라고 있다"고 `엄정처리'를 강조했다. 김 대통령의 이같은 입장표명은 각종 게이트 의혹과 3남 홍걸씨를 비롯한 세아들의 물의를 엄정하고도 완전하게 정리함으로써 새로운 국면에서 국정을 이끌어가겠다는 의지를 표현한 것이라는 게 청와대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이에 따라 홍업, 홍걸씨 등 아들 문제에 대한 검찰 수사도 급진전될 것으로 예상된다. 각종 게이트 의혹과 아들, 주변인사들로 인한 파문을 하루빨리 정리하고 국정에전념하는 분위기를 조성해야 한다는 김 대통령의 의지가 직.간접적으로 검찰에 전달될 수 있기 때문이다. 박 실장도 홍걸씨 조기귀국 여부에 대해 "검찰수사 결과에 따라 결정될 것" "검찰 수사를 지켜보겠다"고 말해 이미 홍걸씨가 귀국해 검찰 소환에 응하는 상황도 염두에 두고 있음을 시사했다. 아들 문제를 엄정하게 처리한다는 김 대통령의 이같은 입장은 민주당 권노갑(權魯甲) 전 고문이 검찰에 구속수감될 때부터 이미 예견돼 왔던 게 사실이다. 권 전 고문의 구속은 단순히 권 전 고문 개인의 비리의혹에 대한 처벌이 아니라권력 핵심부와 관련된 각종 의혹의 정리와 단절을 의미하는 것으로 봐야 하기 때문이다. 김 대통령이 민주당 탈당을 결행한 것도 각종 게이트 의혹 및 아들 문제를 정리하고 국정에 전념하기 위한 고육지책으로 풀이된다. 김 대통령은 성명에서 "저의 전 정치인생을 바쳐온 민주당을 오늘로 탈당하기로결심했다"면서 "앞으로 남은 임기동안 여야의 협력속에서 오직 국정에만 전념하기위해 그와 같은 결심을 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함께 김 대통령은 "다가오는 양대 선거를 역사상 가장 공명정대하게 치러내겠다"고 거듭 다짐, 여야로부터 초월한 중립적인 입장에서 선거관리에 나서기 위한것도 탈당의 배경이 됐음을 분명히 했다. 김 대통령의 민주당 탈당은 또 여야 대선주자간의 공정한 경쟁이라는 차원에서민주당 노무현(盧武鉉) 대통령후보의 처지도 고려한, 민주당에 대한 `마지막 배려'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대통령후보 경선과정에서 바람을 일으키던 노 후보의 지지도가 세 아들의 잇단비리연루 의혹과 야당측의 공세로 인해 조정국면을 맞고 있는데 대해 김 대통령은부담을 느꼈을 것으로 관측된다. 특히 김 대통령이 민주당 당적을 계속 보유할 경우 아들문제 의혹이 곧 노 후보의 `핸디캡'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은 여야 대선후보들이 인물검증과 정책을 통해공정한 경쟁을 벌이는데 장애가 될지 모른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김 대통령의 탈당이 당초 예상보다 빨리 전격적으로 이뤄진 것은 월드컵 개막이한달도 채 남지 않은 만큼 아들 문제 등을 하루빨리 정리하고 국정에 전념할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청와대 고위관계자가 "이젠 각종 게이트와 아들 문제를 포함, 모든 것을 정리하고 정치로부터 완전히 자유로운 상태에서 국정에 전념해야 시점"이라고 말한 것이이를 말해준다. 김 대통령은 끝으로 "남은 임기 동안에도 지금까지 걸어온 국정개혁에의 길을확고히 지켜나갈 것"이라면서 "국민 여러분의 계속적인 지원을 부탁드린다"고 말해남은 임기중 사심없이 국가발전과 국운융성을 위해 노력하겠다는 각오를 거듭 다졌다. (서울=연합뉴스) 이래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