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민련은 민주당의 대통령후보가 확정되고 한나라당 대선후보 경선도 대세가 결정되면서 정계개편의 여건이 차츰 무르익고 있다고보고 있다. 민주당 노무현(盧武鉉) 후보가 '신민주대연합' 방식의 정계개편을 추진하겠다고밝힌데 대해 자민련은 "대선후보로서 당의 외연을 확대, 선거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겠다는 구상은 당연한 것"이란 반응이다. 또 노 후보가 고려중인 정계개편은 김종필(金鍾泌) 총재가 누차 언급했던 보.혁구도 정계개편의 연장선상에 있다는 인식이다. 한 핵심당직자는 "김영삼(金泳三) 전대통령 중심의 민주계가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의 동교동계와 다른 길을 간 지가 벌써 십여년이 흘렀는데 이제 와서 재결합하는 것은 쉽지 않을 것"이라며 "그러나 김 전대통령이 노 후보에 대해 어떤 형식으로든 지지를 표시하는 것은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자민련은 내달 3일 김 총재와 민주당 이인제(李仁濟) 의원간 회동을 계기로 충청권을 중심으로 한 '중부권 신당' 창당 작업을 본격화한다는 구상을 머릿속에 그리고 있다. 이 의원이 당장 움직이기는 어렵지만 지방선거 이후 정계개편 분위기가 본격 조성되면 어느정도 운신의 여지가 생길 수도 있다는 게 자민련의 시각이다. 자민련은 이 의원과 합칠 경우 충청권 장악력을 높여 정계에서 확실한 지분을챙길 수 있고 여기에 한국미래연합 박근혜(朴槿惠) 의원과 무소속 정몽준(鄭夢準)의원까지 합세할 경우 대선구도를 '3파전'으로 개편할 수 있는 동력을 갖게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추승호기자 chu@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