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업체들이 자사와 거래경험이 있는 선주사들에 대한 적극적인 마케팅 전략으로 선박 재발주율을 높이는 등 `단골' 관리를 한층강화하고 있다. 조선업체들의 영업활동은 보통 한정된 소수 고객들을 대상으로 하는 만큼 기존선주사와의 지속적인 관계유지가 필수적인데 특히 지난해 미국 테러사태 이후 세계선박발주 시장이 위축된 상황에서 이러한 고객관리가 더욱 힘을 발하고 있는 것. 17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대우조선해양은 이달 초 홍콩의 유니크쉬핑으로부터 정유운반선 2척(옵션분 1척 포함)을 8천만달러에 수주했다. 유니크쉬핑은 지난 96년 대우조선해양으로부터 12만t급 벌크선 2척을 인도해간경험이 있는 선주사. 유니크쉬핑 외에 올들어 대우조선해양에 LNG(액화천연가스)선 4척을 발주한 노르웨이 베르게센사와 15만t급 유조선 2척을 발주한 인도 SCI사 등도 이미 오래전부터 거래관계를 유지해 온 주요 고객들이라고 이 회사는 설명했다. 대우조선해양은 고객 서비스 강화를 위해 지난해 말 선박계약 및 사후 A/S를 담당하는 계약관리팀을 영업본부 직속으로 소속을 변경시켰으며 선박 인도 후에도 해당선박의 운항계획을 월 단위로 파악, 운항상태를 정기적으로 점검해 주고 있다. 이 회사 관계자는 "120여개의 기존 고객들을 상대로 철저한 A/S 등 적극적인 마케팅을 펼친 결과 재발주율이 53%에 이르고 있다"며 "기존 고객들과 꾸준한 거래 유지는 지난해 회사가 워크아웃을 조기 졸업하고 최근의 불황을 극복하는 데도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현대중공업은 지난해부터 컨테이너선을 중심으로 선박 발주가 줄어들자 기존 고객에 대한 마케팅 전략의 하나로 선주들이 새 선종보다는 이미 예전에 인도해 간 적이 있는 것과 같은 종류의 배를 재주문하도록 유도, 부담을 덜 느끼도록 하고 있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선주들 가운데는 왕족, 귀족 등 의리나 충성을 중시하는특수계층의 사람들이 많아 회사가 힘들때 그동안 쌓아온 신뢰 하나만으로 선박을 발주, 도와주는 경우도 많다"며 "따라서 회사 입장에서도 단골 고객을 최우선으로 하는 영업전략을 강조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실제 지난 72년부터 최근까지 이 회사가 건조한 총 1천척의 선박 가운데 절반은불과 20여개 `단골' 선주사들이 발주한 것으로 현대중공업은 선박 건조 전 과정에서이들의 요구를 최대한 수용하는 등 `특별관리'에 힘쓰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이윤영기자 y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