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생 영화 구경조차 해본 적이 없다는 산골 할머니가 쟁쟁한 할리우드의 스타와 충무로의 간판배우를 눌렀다. 영화인회의 배급개선위원회가 6∼7일 박스 오피스를 집계한 결과 7살짜리 도시꼬마와 77살 산골 외할머니의 기묘한 동거를 그린 「집으로…」(감독 이정향)는 서울의 32개 스크린에서 8만7천명을 불러모아 흥행 정상에 올랐다. 개봉일(5일)부터 3일간 누계는 서울 14만4천명, 전국 35만6천명을 기록했으며 객석 점유율도 90%를 넘는 호조를 보였다. 같은 날 선보인 웨슬리 스나입스 주연의 미국영화 「블레이드2」는 47개 스크린에 간판을 내걸었으나 7만9천136명으로 2위에 그쳤고 지난주 1ㆍ2위를 차지했던 「타임머신」(4만3천200명)과 「복수는 나의 것」(2만6천500명)은 두 계단씩 내려앉았다. 1년여 전 「공동경비구역 JSA」의 800만 신화를 낳았던 박찬욱 감독과 배우 송강호-신하균 콤비는 개봉 10일간 전국누계 34만5천명이라는 비교적 '초라한' 성적에 그쳤다. 이밖에 20년 만에 재개봉된 「E.T」(2만5천950명)를 비롯해 「정글쥬스」(2만1천428명), 「배틀 로얄」(1만8천969명), 「뷰티풀 마인드」(7천500명), 「드래곤 플라이」(6천100명), 「생활의 발견」(5천684명)이 뒤를 이었다. 3월 서울의 극장가는 '베스트 10'의 관객 동원 숫자가 25만명 안팎에 머무르는 극심한 불황에 시달려왔으나 지난주 32만여명을 기록함으로써 회복 전망을 밝게 했다. (서울=연합뉴스) 이희용기자 heeyo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