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간 유혈충돌이 미국의 중재노력에도 불구, 수습의 돌파구를 찾지 못한 채 사실상의 전쟁상태로 악화됨에 따라 미국의 중동 평화중재외교가 중대한 위기에 직면했다. 미국은 1일 중동분쟁 악화 이후 사흘 째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당국을 포함, 아랍권 및 유럽연합(EU) 지도자, 코피 아난 유엔사무총장 등과 연쇄 접촉을 갖고 중동사태 진정 방안을 집중 논의했으나 자살폭탄공격과 보복응징전의 악순환이 갈수록 격화돼 사실상 속수무책 상태에서 이렇다할 수습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부시 대통령은 이날 오전 백악관에서 국가안보회의를 열어 중동사태를 집중 논의했다. 부시 대통령은 회의에서 자위권차원의 이스라엘측 군사공격의 정당성을 인정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아리엘 샤론 총리에게 군사적 과잉 대응의 심각한 결과를 고려토록 촉구함으로써 이스라엘측 군사공격과 향후 군사대응에 대해 분명한 선을 긋지못했다. 부시 대통령은 또 이스라엘측이 내심 축출을 주장하고 있는 아라파트 수반에 대해서도 협상당사자로 그의 역할을 인정하면서도 아라파트 수반이 테러 근절에 전력을 다하지 않았다고 비난, 테러분쇄를 위한 그의 역할 강화를 촉구하는 이중 자세를 보였다. 애리 플라이셔 백악관 대변인은 미국이 부시-샤론-아라파트 3자회동이나 샤론-아라파트간 2자회동을 주선하지 않은 이유가 무엇이냐는 물음에 "부시 대통령은 건설적인 방안이 있다면 어떠한 조치라도 기꺼이 취할 것"이라며 "부시 대통령은 무엇이 건설적이며 어느 때가 가장 시의적절하고, 그같은 건설적인 방안이 평화에 이르는 시기가 언제인지를 항상 심사숙고할 것"이라고 답변했다. 플라이셔 대변인은 이같은 방안이 평화정착의 최종 조치가 될 수 있다면 어떠한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겠지만 현재로서 부시-샤론-아라파트 3자회동이나 샤론-아라파트 2자회동을 주선할 계획이 없음을 내비쳤다. 콜린 파월 국무장관도 샤론 총리와 아라파트 수반을 비롯, 아난 유엔 사무총장,이집트, 영국, 독일, 유럽연합(EU) 의장국 스페인, 일본 외무장관 등과 연쇄 전화접촉을 갖고 중동사태를 협의했으나 사태해결을 위한 국제공감대를 재확인하는 것 이외에 특별한 수습책을 얻어내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CNN 방송은 이날 매시간 중동사태를 1면 첫 기사로 자세히 보도하면서 중동사태에 임하는 부시 대통령과 부시 행정부 외교수뇌부의 반응을 전달, "미국의 중동정책이 위기에 직면했다"고 말했다. (워싱턴=연합뉴스) 김성수 특파원 ssk@yonhap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