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이인제(李仁濟) 고문이 28일 경선득표전 재개와 함께 노무현(盧武鉉) 고문의 정책이념을 겨냥한 공세를 본격화한 데대해 노 고문측도 이 고문의 정체성을 역공하는 등 두 후보간 이념.정체성 공방이 가열되고 있다. 특히 이인제 후보는 음모론보다는 노 후보의 정계개편론을 포함한 정책과 이념문제에 공세의 초점을 맞춤으로써 새로운 대결구도 전략을 분명히 했고, 노 후보측은 "이 후보의 정책노선은 한나라당에 가깝고 색깔론 공세는 흑색선전"이라며 당 선관위에 조치를 요구했다. 이 후보는 이날 전북지역 TV 토론에서 노 후보가 지난 88년 국회 대정부질문과 89년 현대중공업 현장에서 "노동자가 주인되는 세상을 만들자", "재벌일족의 주식을 매수해 노동자들에게 분배하자"고 주장했다는 내용을 자료로 제시하며 "노 후보의 노선은 급진 좌이며 계급의식을 고취하는 것이고 페론식"이라고 주장했다. 이 후보는 특히 아침 라디오 시사프로그램에 출연, '노 후보가 1위를 하면 협조할 것이냐'는 질문에 "판을 새로 짠다는데 협조하고 말 것이 없다"고 말한데 이어 전북지역 TV토론에서도 "나는 중도개혁이고 노 후보는 좌쪽에 있는데 급진좌파 노선과 같이 할 수 있느냐"고 말해 '경선승복'에 대한 확답을 피했다. 이에 대해 노 후보는 TV토론에서 80년대 발언에 대해 "지금 내 생각과 같지 않다"며 '장(場)의 논리'를 들어 "당시 노동자들이 부당하게 억압받던 현실과 정부의자의적 재벌재편 정책에 대한 비유적 상징표현"이라고 반박했다. 노 후보는 이념공세에 대해 "일부 수구, 극우 언론과 한나라당이 써먹고 있고 써먹었던 수법"이라면서 "나는 중도개혁주의와 개혁적 국민정당 등을 정강정책으로 내세운 민주당 노선에 가장 충실한 민주당원"이라고 말했다. 노 후보 캠프의 천정배(千正培) 의원도 "음모론이란 전혀 근거를 대지 못하는 일종의 흑색선전이며 해당행위", "비유컨대 적과 내통하고 합세해서 우리를 공격하고 파괴하는 행위"라고 강도높게 비난하며 선관위의 단호한 조치를 요구했다. 이에 대해 이 후보 진영의 전용학(田溶鶴) 의원은 "이념과 정책노선 문제는 반드시 검증돼야할 중요한 대목으로 이를 수용하지 않고 한나라당 운운하며 비난한데 대해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반박했다. 한편 한광옥(韓光玉) 대표는 두 후보간 이념논쟁에 대해 "민주당은 중도개혁 노선을 걷고 있다"며 이 후보의 '좌경화' 발언에 대해 "생각을 달리한다"고 말했다. gija007@yna.co.kr (서울=연합뉴스) 이강원 맹찬형기자 mangel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