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이 하루만에 상승쪽으로 방향을 틀어 강보합권에 착지했다. 전날 여드레만에 상승 가도에 종지부를 찍고 개장초의 하락 연장 분위기는 저가매수세 등으로 이어지지 못했다. 21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전날보다 1원 오른 1,326.80원에 마감했다. 달러/엔 환율이 131엔대로 다시 내렸으나 시장은 의외로 견고한 모습을 드러냈다. 달러 공급은 예상보다 많지 않은 가운데 수급상 아래쪽에서는 충당금수요와 역외매수가 지지하고 위쪽에서는 외국인 주식순매수분, 네고물량이 소규모로 공급된 것으로 알려졌다. 거래자들은 달러매도(숏)에 쉽게 나서지 못했다. 외국인이 이날 증시에서 대규모의 순매도에 나선 탓에 달러매수 심리가 되살아나는 기미를 보였다. 또 이달 20일까지 수출이 증가세로 돌아서고 신용등급 상향 조정 기대감 등이 잠재돼 있으나 환율에 직접적으로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았다. ◆ 1,325원 지지될 듯 = 시장에서는 실제 물량공급이 이뤄지고 공급우위의 뚜렷한 장세로 돌아서야 이같은 기대감이 힘을 얻을 것으로 보고 있다. 금요일에도 1,325원은 지지될 가능성이 큰 가운데 강보합권에서 움직일 것으로 보인다. 외국계은행의 한 딜러는 "시장을 움직일 여력이 없으며 수급도 별로 없는 활력을 잃은 장세다"며 "개장초 1,325원을 확실히 깨고 내리지 못하고 반등하면서 시장은 거의 정체된 흐름을 보일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달러/엔의 상승 가능성으로 추가 상승 모멘텀이 살아있는 가운데 아래쪽으는 모멘텀이 겹쳐져야 가능하다"며 "당분간 1,325원을 쉽게 깨고 내리긴 힘들고 내일은 1,324∼1,329원 정도에서 움직일 것"으로 예상했다. 시중은행의 다른 딜러는 "달러/엔이 빠졌는데도 반등하고 있으며 빠지면 달러사자는 주문이 계속 나온다"며 "딜러들이 거래에 자신이 없는 탓에 환율 변동성이 극히 약해졌고 모멘텀을 찾기 전까지는 이런 상황이 당분간 계속될 것"이라고 전했다. ◆ 잠잠한 변수 = 국내 증시의 외국인은 이날 거래소와 코스닥시장에서 각각 1,350억원, 293억원의 매도우위를 기록했다. 최근 주춤했던 외국인의 대규모 주식순매도가 재개돼 대기 매수세가 형성됐으며 이날 심리적으로 환율 하락을 제한했다. 달러/엔 환율은 이날 도쿄가 춘분절로 휴장인 탓에 등락이 좁았으며 보합권에서 안정된 흐름을 유지했다. 전날 뉴욕에서 앞선 이틀간의 급등세가 꺾이며 하락 조정돼 131.33엔을 기록한 달러/엔은 이날 131.40엔선에서 거의 맴돌았다. 달러/엔은 오후 4시 45분 현재 131.40엔을 기록중이다. ◆ 환율 움직임 및 기타지표 = 전날보다 0.50원 낮은 1,325.30원에 출발한 환율은 개장직후 1,324원까지 내려선 뒤 저가매수세로 차츰 되올라 9시 53분경 상승 반전했다. 이후 환율은 오름폭을 조금씩 확대, 10시 33분경 이날 고점인 1,327.30원까지 올라섰으나 업체 네고물량에 밀려 1,326원선을 거닐다가 1,326.90원에 오전장을 마쳤다. 오전 마감가와 같은 1,326.90원에 거래를 재개한 환율은 몇 차례에 걸쳐 고점인 1,327.30원을 상향하기 위한 시도를 이었으나 번번히 막혔다. 한동안 1,327원선 초반에서 배회하던 환율은 물량이 조금씩 나오면서 2시 53분경 1,326.60원으로 내려서기도 했다. 장 막판까지 1,326.60∼1,327.30원 범위를 벗어나지 못했던 환율은 4시 26분경 1,326.40원까지 내리기도 했으나 오후 이동거리는 1원에 미치지 못했다. 장중 고점은 1,328.70원, 저점은 1,325원으로 하루변동폭은 3.70원을 기록했다. 이날 현물 거래량은 서울외국환중개를 통해 14억2,090만달러, 한국자금중개를 통해 8억6,030만달러를 기록했다. 스왑은 각각 2억9,000만달러, 3억4,180만달러가 거래됐다. 22일 기준환율은 1,326.70원으로 고시된다. 한경닷컴 이준수기자 jslyd01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