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대기업들이 게임사업 진출을 서두르고 있다. 삼성전자가 온라인게임 부문을 강화하고 있는 가운데 SK글로벌 LG상사 신세계 동양제과 등 대기업들이 게임사업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이들 대기업은 대부분 올해부터 국내 출시가 본격화되는 '플레이스테이션2''X박스''게임큐브'등 가정용 비디오게임기의 유통권 확보를 통해 게임사업 진출을 모색하고 있다. 비디오게임기는 국내에선 생소하지만 세계 게임시장에서는 가장 비중이 큰 분야로 지난해 세계시장 규모는 1천7백4억달러 수준이었다. 올해 국내 시장 규모는 최소 1천9백85억원 정도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대기업 가운데 가장 활발히 게임사업을 추진중인 곳은 단연 삼성전자다. 온라인게임 서비스 강화에 초점을 맞추고 개발사에 대한 프로젝트 파이낸싱과 게임데이터센터(GDC)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달 온라인게임개발사 그라비티에 대한 자본 투자를 시작으로 올해 중 최소 1백억원 이상을 개발사에 투입할 예정이다. 또 일본 닌텐도의 '게임큐브'국내 유통권을 이미 확보해 비디오게임기 경쟁에도 대비하고 있다. SK글로벌은 지난해 말 일본의 세가,대만의 에이서 등과 일본 현지에 게임유통개발사 '엑사이도'를 설립,게임유통 사업에 진출했다. 최근에는 MS의 'X박스'국내 유통권 확보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SK글로벌은 이달 말께 발표예정인 X박스 유통사업자로 확정될 경우 게임사업을 대대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LG상사는 소니컴퓨터엔터테인먼트코리아(SCEK)와 'PS2'체인망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전국에 PC방과 유사한 'PS2방'을 개설,청소년들이 고가의 게임기를 구입하지 않고도 손쉽게 즐길 수 있도록 하겠다는 구상이다. SCEK는 올해 1백만대의 게임기를 국내 시장에 판매할 계획이다. 'PS2방'체인망사업은 과당경쟁과 대작게임 부재로 수익성 악화에 시달리고 있는 국내 PC방 업계에 새로운 활로를 제시할 것으로 보인다. 이밖에 신세계는 삼성전자와 함께 닌텐도의 '게임큐브'유통권을 통해 비디오게임기 유통시장에 진출했으며 최근 과자캐릭터를 PC게임으로 선보인 동양제과는 게임 케이블채널인 온게임넷과 연계한 종합게임사업을 검토하고 있다. 대기업들의 게임사업 진출에 대해 게임업계 관계자는 "게임개발사들이 유통까지 맡는 현재의 구도가 한계에 이른 시점에 대기업들이 게임유통 배급사업에 뛰어드는 것은 반가운 일"이라며 "게임사업 육성보다는 예전처럼 게임기나 소프트웨어 판매를 통해 수익만을 추구할 것이란 우려도 없지 않다"고 지적했다. 김형호 기자 chs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