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그램 매물 부담과 외국인의 대규모 '팔자'에도 불구하고 종합주가지수가 저항선인 850선을 돌파했다. 코스닥지수도 연중 최고치를 기록했다. 증시 관계자들은 "대단한 강세장임을 실감케 하는 하루였다"고 입을 모았다. 단기악재였던 '트리플 위칭데이' 충격이 흡수되고 저항선을 뚫어낸 만큼 추가상승에 대한 낙관론이 확산되고 있다. 투신권 등 국내기관이 주도세력으로 등장했다. 김석규 B&F투자자문 대표는 "국내기관의 위력이 십분 발휘된 장"이라면서 "기관장세가 본격 시작된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외국인 매도공세,반도체 D램가격의 약세,내수경기 과열우려 등 증시주변 여건은 그다지 호락호락하지 않다. 따라서 한차례 숨고르기 장세가 전개될 것이란 조심스런 전망도 없진 않다. ◇기관이 앞장선다=시장의 주도권이 외국인에서 기관으로 완전히 넘어갔다. 지난 6일 이후 외국인은 거래소시장에서 7일째 순매도(9천5백억원)에 나섰다. 삼성전자 국민은행 등 핵심블루칩을 집중적으로 팔았다. 하지만 기관이 외국인 매물을 소화하면서 시장을 상승세로 이끌어왔다. 특히 14일 외국인이 무려 3천6백억원어치를 순매도,투자심리를 냉각시켰지만 기관의 저가매수세에 눌려 별 힘을 발휘하지 못했다. 굿모닝투신의 강신우 상무는 "투신사 등 기관으로의 자금유입이 예상보다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면서 "시장의 주도권이 국내기관으로 완전히 넘어온 양상"이라고 진단했다. 강 상무는 "이날 저가매수 타이밍을 놓친 기관들이 많다"면서 "하락시 추가적인 매수세가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단기 악재요인=우선 외국인 매도세를 꼽을 수 있다. 삼성증권 이남우 상무는 "핵심블루칩에 대해 이익실현 욕구를 느끼는 외국인이 적지 않은 것 같다"면서 "외국인 매도세는 좀더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김석규 대표는 D램가격이 약세로 돌아서면서 대장주 삼성전자가 상승모멘텀을 잃어버린 점을 가장 큰 악재로 꼽았다. 그는 "내수경기 과열 우려에 따른 경기회복 속도조절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는 점도 투자심리에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상장(등록)기업의 부실회계 적발과 관련,장득수 신영증권 부장은 "단기적으로 시장에 충격을 주고 있지만 장기적으로 시장의 투명성을 높이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투자전략=전문가들은 △증시로의 국내자금 유입속도 △D램가격 상승여부 △경기회복 속도(기업이익 개선추이)등을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강신우 상무는 "시장의 테마는 경기회복과 국내자금의 증시이동"이라면서 "경기 민감주이면서 기관이 선호하는 업종대표주나 옐로칩을 저가매수하는 전략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이남우 상무는 "D램가격 추이나 기업의 이익추정치를 체크한 뒤 IT관련주의 매수 타이밍을 노려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신영증권의 장부장은 "D램과 수출에 관련된 삼성전자,내수경기의 바로미터인 신세계,구조조정 대표주인 국민은행으로 핵심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라"고 권고했다. 장진모 기자 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