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학년도 대입 진학자들은 자연계열 학과.학부에 진학하려면 자연계열 수능을 보는 것이 절대적으로 유리하게 됐다. 종전에는 인문계나 예체능계 수능을 응시한 수험생이라도 별다른 제한을 받지 않고 자연계열학과로 교차지원이 가능, 자연계 수능 응시자보다 상대적으로 높은 점수와 등급의 혜택을 누릴 수 있었지만 올입시에서는 그 가능성이 줄었기 때문이다. 실제로 2003학년도에 이.공계열을 모집하는 149개 대학 중 교차지원을 불허하는 대학은 연세대, 서강대, 부산대, 성균관대, 동국대 등 28개 대학으로 2002학년도 22개 대학보다 6개 늘어났다. 교차지원을 허용하더라도 ▲자연계 수능응시자를 우선 선발하는 대학은 고려대 포항공대 상명대 홍익대 등 4개 ▲자연계 수능응시자에게 1∼4%의 가산점을 부여하는 등 조건을 단 대학이 3개에서 무려 113개로 늘어난다. 종전처럼 아무런 조건없이 교차지원을 허용하는 대학(미정 포함)은 123개에서 8개로 현저하게 줄어들고 미정인 대학 중에서도 상당수는 교차지원 조건을 강화할 계획이다. 의예, 치의예, 한의, 수의, 약학 분야를 모집하는 의약계열은 대표적으로 교차지원자 문제가 발생해왔으나 학문의 특성상 인문계열 응시자의 필요성도 제기돼 교차지원이 완전히 차단되지는 않았다. 그러나 아무 조건없이 교차지원을 허용하는 대학은 2002학년도에는 32개였지만2003학년도에는 한곳도 없어졌다. 교차지원을 허용하지 않는 대학이 강릉대, 경북대, 부산대 등 국립대와 가톨릭대, 경희대, 단국대, 동덕여대, 연세대, 중앙대, 한림대, 한양대 등 16개나 된다. 또 교차지원을 허용하더라도 자연계열을 우선선발하는 대학이 고려대, 성균관대, 이화여대, 포천중문의대 등 9개이고 가산점 부여대학이 25개이다. 가산점 부여대학들은 1%미만이 계명대, 동국대 등 2개, 1∼3%가 강원대, 경상대, 건국대, 을지의대 등 18개, 5% 이상이 세명대, 덕성여대 등으로 이들은 2002학년도합격생 성적을 토대로 자연계열 응시 수험생들이 불리했던만큼은 최소한 보전한 것으로 파악됐다. 대학들이 이처럼 교차지원 조건을 강화한 것은 최근 논란을 빚은 이공계 기피현상을 해결할 수 있는 방법중 하나로 교차지원 축소가 거론돼 정부가 대학재정지원평가에도 반영키로 하는 등 교차지원 축소를 강력히 권고했기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또 지나친 교차지원 허용으로 이공계학과의 수업운영에도 차질을 겪고 있는 대학들의 자발적인 의지도 일부 반영된 것으로 분석된다. (서울=연합뉴스) 조채희 기자 chaehe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