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덕훈 한빛은행장이 5일 취임 1주년을 맞아 '한국금융의 대종가(大宗家)'라는 화두를 던졌다. 이 행장은 이날 오전 행내방송을 통해 "한빛은행의 뿌리는 1899년(상업은행 창립일)으로 거슬러 올라간다"며 "정통 토착은행으로서 자존심을 살려 올해는 한빛은행이 한국금융의 중추적인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 위치를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직원들에게 제시한 화두가 한국금융의 대종가. 한국 금융산업의 종가, 즉 1등은행의 확고한 발판을 마련하겠다는 것이다. 기자들과 만나서는 "앞으로 5년 이내에 수익성면에서 국민은행을 앞지를 것"이라고 장담하기도 했다. 사실 이 행장의 지난 1년은 '실험의 연속'이었다. 학자출신이 거대 은행을 제대로 이끌어 갈 수 있겠느냐는 주위의 우려감과 우리금융지주회사와의 마찰 등 장애물 투성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행장은 비교적 성공적으로 지난 1년을 지내온 것으로 평가된다. 그가 취임초 화두로 내걸었던 '이익중시 경영'과 '클린뱅크'도 어느 정도 달성됐다. 자회사인 한빛증권과 한빛투신을 우리금융에 매각하고 오는 20일 열리는 주총에서 은행이름을 '우리은행'으로 바꾸기로 하는 등 우리금융지주회사와도 화음을 맞춰 가고 있다. 한빛은행 노조도 이런 점을 평가, 이날 아침 이 행장에게 축하난을 보냈다. 그러나 이 행장은 취임 1주년 기념식도 갖지 않고 부점장이상이 참석한 '경영진 변화관리 성공 다짐대회'에 참석했다. '한국금융의 대종가'라는 꿈을 이루기 위해선 조촐한 기념식을 가질 시간도 없었던 모양이다. < hayoung@hankyung.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