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늘 협상은 2000년 8월에 타결됐지만 잡음은 지금까지도 끊이지 않고 있다. 중국측은 지난해 3월엔 "2000년 의무수입 물량을 한국이 전량 소화하지 않았다"며,또 올해는 "지난해 물량을 모두 수입하지 않았다"며 약속 이행을 지속적으로 강요하고 있다. 이런 추세라면 내년에도 올해 수입 물량이 미소진돼 다시 마찰이 일어날 수 있다는 게 대체적인 관측이다. 섣부른 약속이 '실패의 악순환'을 만들어낸 꼴이다. 한국 정부는 '2002년까지 해마다 3만2천∼3만5천t의 중국산 마늘을 30∼50%의 낮은 관세로 들여오는' 정도는 마늘농가에 큰 피해 없이 충분히 소화될 수 있을 것으로 봤었다. 그러나 이 판단은 보기 좋게 빗나갔다. 중국산 마늘은 결과적으로 2000년에 1만3백t, 2001년에는 1만2천5백t이 적게 수입됐다. 예상과 달리 이처럼 마늘 수입이 부진한 이유는 중국측이 수출 가격을 고의적으로 높이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한국이 의무수입을 약속한 만큼 가격을 높이더라도 사갈 수밖에 없지 않느냐는게 중국측 입장이라는 얘기다. 농수산물유통공사 관계자는 "중국이 한국으로 수출되는 마늘에 대해 두 배나 높은 수출부담금을 물린 사례도 있다"고 밝혔다. 이로 인해 수입가격이 국내가격과 별차이가 없는 경우도 발생하고 있다. '울며 겨자먹는' 마늘이 되고 말았다. 김수언 기자 soo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