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시그마 혁신운동은 제조업체에만 적용되는 것은 아니다. 금융이나 서비스 업체도 이 운동을 통해 업무관리에 따르는 비효율을 크게 줄일 수 있다. 금융계에서 6시그마 운동을 가장 모범적으로 도입,활용하고 있는 곳으로는 씨티은행 서울지점이 손 꼽힌다. 이 은행은 미국 본사의 방침에 따라 지난 1997년 6시그마 경영을 시작했다. 도입 5년째인 지난해 씨티은행 서울지점은 6시그마 운동이 수익증대에 기여한 몫이 2백20만달러(약 28억6천만원)에 이르는 것으로 분석했다. 비용은 1백98만달러(약 25억7천4백만원)나 줄인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또 고객만족도가 19%포인트 향상되는 등 6시그마 운동이 은행 경영 전반에 긍정적인 효과를 내고 있다는 지적이이다. 최근에는 업무개선 수익창출 인터넷뱅킹 등을 주요 혁신 대상으로 선정,작업을 벌이고 있다. 6시그마 운동을 도입했던 지난 97년 씨티은행 미국 본사는 영업과 주가 측면에서 좋은 성과를 보였지만 고객 만족 측면에서 몇가지 문제점을 안고 있었다. 이 때문에 일부 분야에서 시장 점유율이 떨어지기 시작했다. 해결책을 고민하던 은행 경영진은 모토롤라와 제너럴일렉트릭(GE)이 추진하던 6시그마 경영 혁신운동을 벤치마킹하기로 했다. 모든 문제점을 수치로 계량화하고 이를 체계적으로 개선하는 6시그마 운동이 경쟁력 향상으로 직결될 것이란 판단을 내렸렸다. 은행측은 먼저 품질향상을 위한 목표를 세웠다. 2년내 소요시간과 프로세스 결함을 10분의 1 수준으로 줄이기로 했다. 씨티은행은 본사는 물론 전세계 4천여개 지점에 이런 원칙에 따라 실천과제를 선정하고 해결방법을 찾도록 유도했다. 씨티은행 서울지점은 고객을 대상으로 은행을 고르는 기준과 서비스의 질 등을 묻는 설문조사를 벌여 고객이 은행을 이용하면서 느끼는 불편함이 무엇인지 찾아나섰다. 경영진은 고객들이 은행 직원과 전화통화를 원할 때 담당자와 제대로 연결되지 않는 통화실패 사례가 지나치게 많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분석 결과 은행측은 특히 오전에 통화실패 건수가 집중적으로 나타난다는 점을 포착했다. 오전 시간대의 온라인 팀 인력수를 늘리고 직원들에게 간결한 응대요령을 몸에 익히도록 해 고객당 통화시간을 낮췄다. 신속한 응대가 가능하도록 전산시스템도 바꿨다. 시행 1년만에 통화실패율을 0.08%대에서 0.02%대로 크게 낮추는 데 성공했다. 고객이 창구에서 기다리는 시간도 같은 방식으로 절반 가량 줄였다. 씨티은행 서울지점은 마케팅 분야에서도 시그마 혁신운동을 벌이고 있다. 대출을 맡은 심사역은 전체 업무시간의 80% 이상을 반드시 고객을 위해 써야 한다. 심사역은 매일 근무내용을 시간대별로 기록해 하루 일과중 어느 정도의 시간을 어떤 곳에 사용하는지 점검한다. 매달 결과를 분석해 기준에 못 미치면 팀별로 그 원인을 분석하고 이를 개선하기 위한 계획을 세운다. 씨티은행은 6시그마 혁신을 활용해 자금이체와 신용장 개설,선물환 거래 등의 업무처리 과정에서 일어나는 실수를 크게 줄이는 등 톡톡한 효과를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은행내 조직간의 업무처리 효율성을 높이는 데에도 6시그마가 유용하다는 것.예를 들어 인사부는 직원교육 대출 등 직원들의 관심이 높은 정보를 미리 전자메일에 올려 인사부로 걸려오는 전화를 크게 줄였다. 인사부 업무효율이 한결 높아진 것은 물론이다. 현금과 수출영업부의 업무처리 시간 및 결점을 줄이는 프로젝트를 통해 연간 수백만달러씩 수익을 더 내고 있다. 은행측은 6시그마 운동이 지속적으로 효과를 내기 위해서는 직원교육이 필수적이라고 판단하고 연중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본사나 해외 지점에서 강사를 초청하기도 하고 사내 강사가 교육을 맡기도 한다. 직원들의 참여를 독려하기 위해 경영혁신으로 얻은 이익의 일정 부분을 직원들에게 되돌려주는 포상 시스템도 운영하고 있다. 박해영 기자 bon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