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연예정보프로그램「섹션TV 연예통신」(매주 수요일 오후 10시 55분)에 패널로 출연하는 가수 홍서범이 지난 27일 생방송 도중 'Fuck You'라는 영어 욕설을 내뱉어 논란이 일고있다. 이날「섹션TV 연예통신」이 첫번째 아이템으로 다뤘던 것은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경기에서 김동성 선수가 심판의 편파판정으로 억울하게 금메달을 빼앗긴 사건과 미국 NBC 토크쇼 프로그램「나이트라인」의 진행자 제이 레노가 내뱉은 망언. 제작진은 김선수의 귀국장면과 인터뷰를 방송하는 한편, 제이 레노가 방송중에 김선수를 비하하며 내뱉은 발언을 자막으로 처리해 내보냈다. 이어 홍서범은 이 아이템과 함께 두개의 연예계 관련 아이템이 차례로 방송된뒤, 카메라가 스튜디오의 패널들을 비추자 갑자기 "대한민국의 연예인으로서 영어로한 마디 하겠습니다"라며 'Fuck You'라고 소리나지 않게 말했다. 이 욕설은 입만 벙긋거리며 표현됐지만, 누구나 그 의미를 알 수 있을 정도로 명확했다. 이에 대해 시청자들 사이에서는 '공영방송에 출연하는 연예인이 전국의 시청자들 앞에서 욕설을 내뱉은 것은 이유가 어쨌든 간에 문제'라는 의견과 '홍서범의 돌출발언은 국민의 감정을 대변한 것이었으며, 방송을 보면서 속이 시원했다'는 의견이 팽팽히 맞서있다. 이 프로그램의 인터넷 시청자 게시판에는 홍서범의 욕설 파문과 관련해 28일 오후 2시 현재 1천500여건의 의견이 올라와있다. 자신을 민경주라고 밝힌 한 시청자는 "미국이 뉴스와 시사프로그램 등을 통해 한국인 전체를 매도하고 있는 것에 비하면 홍서범씨의 욕설은 그나마 점잖은 것"이라며 "홍서범씨는 우리의 감정을 솔직하게 드러낸 것뿐"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시청자 이희정씨는 "저도 오노를 증오하는 사람 가운데 한명이지만, 어제 홍서범씨의 욕설은 황당했다"며 "그런 욕설을 방송에서 내뱉은 것은 부적절한 행동이었다"고 말했다. 한편, 제작진은 이번 논란에 대해 방송인으로서 적합한 행동은 아니었다는 의사를 밝혔다. 이 프로그램의 이성호 책임프로듀서는 "사회의 공기인 방송에서 욕설을 내뱉었다는 것은 일단 문제라고 생각한다"며 "하지만 감정적인 차원에서는 홍서범씨의 발언을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 프로듀서는 이어 "생방송이었기 때문에 홍서범씨의 발언을 통제할 수 없었다"며 "사전에 예정된 행위는 아니었다"고 덧붙였다. MBC 심의부는 이번 사태에 대해「섹션TV 연예통신」제작진에 경고조치를 내렸다. MBC 심의부 조기양 부장은 "공영방송인 MBC에서 정확하게 발음이 되지 않았다고하더라도 누구나 알아들을 수 있는 'Fuck You'라는 욕설을 내뱉었다는 것은 문제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방송관계자들 또한 국민정서가 어떻든 간에 방송을 통해 욕설이 나간 것은 문제가 아닐 수 없다고 지적하고 나섰다. 경실련 미디어워치의 김태현 부장은 "출연자의 애드립에 의한 것이었다고 하더라도 방송을 통해 이런 욕설이 버젓이 전파를 탔다는 것 자체가 저급한 우리 방송문화의 일면을 보여준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최승현기자 vaidal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