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산한 미국의 거대 에너지 기업 엔론이 1992년부터 2001년 사이 월스트리트 기업들로부터 빌린 부채 39억달러를 위험 방지를 위한 `파이낸셜 헤지'로 처리하는 방식으로 은폐했다고 뉴욕 타임스가 17일 보도했다. 특히 부채 39억 달러 가운데 최소한 25억달러는 엔론사가 80억-100억달러의 장.단기 부채를 공개하고 파산보호 신청을 하기 3년전에 빌린 것이라고 신문은 전했다. 타임스는 특히 엔론이 당시 39억달러를 부채에 포함시켰다면 신용 평가기관들이나 업계 분석가, 투자가들이 엔론의 위기가 표면적으로 드러난 것 보다 훨씬 심각하다는 사실을 일찍 간파할수 있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재정회계기준위원회(FASB)의 티모시 루카스 연구.기술활동국장은 엔론사의 당시회계관행이 FASB의 권고 내용과 일치한다고 밝히고 FASB는 그러나 현재 회계규정을수정중이라고 덧붙였다. 의회의 엔론사태 조사위원장인 빌리 토진은 폭스 TV 회견에서 "회계기준이 완전하지 못하다는 사실을 깨닫기 시작했다"면서 "전국적으로 회계기준을 재점검하는게바람직할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실제 소득과 날조된 소득을 찾아낼수 있는 방법을 마련해야 할것"이라며의회 청문회는 국민들에게 "누가 진짜 죄인인지를 알게 했다"고 덧붙였다. 한편 워싱턴 포스트는 2000년 대통령 선거에서 조지 W 부시 후보의 고문으로 활동한 랠프 리드가 선거를 앞두고 엔론측에 38만달러를 주면 의회내 지지세력을 규합해 에너지산업 규제 완화를 위해 돕겠다고 제의했었다고 폭로했다. (워싱턴 AFP=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