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언 킹' 이동국(23.포항)이 부활의 기지개를 폈다. 14일(이하 한국시간) 우루과이 몬테비데오에서 열린 한국과 우루과이와의 축구국가대표팀 평가전에서 올들어 처음 선발 출장한 이동국은 팀의 패배로 빛이 바랬지만 활발한 공격력을 선보여 모처럼 히딩크 감독을 흡족하게 했다. 이날 김도훈(전북)과 투톱으로 선발 출장한 이동국은 페널티 지역내에서도 활발한 움직임으로 공간을 확보했고 필요할 때마다 측면공격에도 가담했으며 수비 때에도 하프라인을 넘어오는 적극성을 보여 골지역 근처에서 어슬렁거리던 옛날 모습을 탈피했다. 전반 26분 왼쪽을 돌파해 김도훈의 동점골로 연결된 센터링을 날린 장면은 이동국의 이같은 변화를 단적으로 설명해줬다. 또한 이동국은 예전과 달리 이날 빠른 움직임으로 과감한 슈팅을 날렸고 페널티지역 내에서 머뭇거리다 볼을 뺏기는 실수도 없었다. 비록 득점으로 연결하지는 못했지만 후반 11분 김도훈의 패스를 받아 가볍게 볼을 띄운 뒤 발리슛을 날린 장면이나 후반 13분 페널티지역 안에서 수비수 한 명을 따돌리고 인사이드로 감아찬 장면은 상대의 간담을 서늘하게 만들기에 충분했다. 그동안 해외파들의 차출 실패로 어부지리로 대표팀에 잔류하는 인상이 짙었던 이동국은 이날 TV속에 비친 `홀쭉한 얼굴'이 증명하듯 꾸준한 노력과 인내로 재도약을 준비했다. 지난해 7월 독일에서 복귀한 이동국은 8월 유럽 원정 때부터 꾸준히 대표팀에 선발됐지만 이렇다할 활약을 하지 못했고 이번 미주전지훈련에서도 초반 고질적인 오른쪽 발목인대부상으로 재활치료에 치중해야 했다. 하지만 차분히 기회를 기다리던 이동국은 교체멤버로 투입돼 올들어 처음 출전한 지난달 28일 멕시코와의 골드컵 8강전에서 파괴력있는 움직임을 보이더니 이날 눈에 띄는 활약을 펼쳐 히딩크 감독의 신뢰를 회복했다. 하지만 이동국이 월드컵에서 주전으로 활약하기 위해서는 자신의 트레이드 마크인 `파워슈팅'을 회복하는 한편 이날도 여전했던 골결정력부족을 해소해야 할 전망. 어쨌든 대표팀내 스트라이커들 중 위치선정과 슈팅력에서 정상급으로 평가받는 이동국의 부활조짐은 `킬러'의 부재를 고민하는 히딩크 사단에는 희소식임에 틀림없다. (서울=연합뉴스) 조준형기자 jhch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