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편한세상'은 대림산업의 트레이드 마크다. 여기에는 공격적인 마케팅전략이 숨겨져 있다. 대림산업은 한국의 대표적 건설업체다. 그러나 브랜드 지명도는 기업의 내실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았던 것이 사실이다. 대림산업은 명성에 맞는 평가를 받겠다는 각오로 'e편한세상'이라는 구호를 내걸고 소비자들에게 파고들고 있다. 그만큼 적극적인 영업전략을 구사하고 있다는 말이다. 이같은 노력이 점차 결실을 거두고 있다. 대림산업은 최근 몇년새 외국인이 선호하는 대표적인 종목이 됐다. 지난 2000년 10%를 맴돌던 외국인 지분율은 지난달말 현재 28%로 급증했다. IMF를 겪으면서 엄청난 자구노력을 해 탄탄한 기업으로 탈바꿈했다는게 큰 요인이다. 더 매력적인 것은 주가가 저평가돼 있다는 점이다. 굿모닝증권은 적정주가를 2만1천2백원으로 제시했다. 현 주가보다 50%는 더 오를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그동안 이뤄진 대림산업의 구조조정은 높은 평가를 받을 만하다. 97년말 2조원에 달하던 순차입금은 작년말 1천4백억원대로 줄어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에 따라 부채비율이 1백% 밑으로 떨어진 것으로 분석된다. 유동성자산은 3천5백억원에 달한다. 미분양아파트 감소와 유화부문 분리및 매각, 매출채권 회수, 해외공사 선수금 수령등으로 자금사정이 급속히 좋아졌다. 게다가 작년 9월 전체 발행주식의 24.7%에 해당하는 1천4백33만주를 감자방식으로 소각해 주당 가치를 크게 높여놨다. 시가총액이 경쟁업체에 약 20% 가량 낮은 수준이어서 주가의 상승여력은 충분하다는 평가다. 올해 시장전망도 낙관적이다. 뚜렷하게 살아나고 있는 건설경기가 이를 뒷받침한다. 올해 전체 건설업체의 수주액은 작년보다 평균 6%가량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특히 민간건설시장의 확대, SOC 사업의 민간사업화, 최저가 낙찰제 도입 등은 건설업계에 '부익부 빈익빈' 현상을 심화시킬 것으로 보인다. 민간건설시장에서는 건설업체의 재무적 역량을 중요한 평가잣대로 삼고 있다. 저가입찰로 인한 부실공사를 막기 위해 보증회사들이 낙착률이 지나치게 낮으면 현금성자산을 담보로 제공할 것을 요구하는 등 자금력이 좋은 기업에 좋은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 이런 점에서 대림산업은 유리한 조건을 갖게 됐다고 할 수 있다. 대림산업은 주택이나 건설부문에서 시공사로 선정됐거나 계약 대기중인 금액이 1조7천억원에 달한다. 공사잔고는 7조원이나 된다. 저가낙찰공사의 비중이 확대되고 있어 영업이익률이 줄어들고 있지만 영업외수지가 대폭 개선돼 경상이익은 큰 폭의 증가세를 보일 전망이다. SK증권은 이같은 점을 고려해 올해 이익이 작년보다 1백28% 증가한 6백90억원선에 이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물론 수익성에 대한 우려도 있다. 석유화학부문에서 영업손실이 지속되고 있다는 점이다. 자회사로 분리된 여천NCC와 폴리미래도 적자가 계속돼 대규모 지분법평가손실이 나고 있다. 그러나 유화부문은 올 하반기 본격적인 회복기에 진입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렇게 되면 직접손실은 물론 지분법평가손도 감소하게 된다. 건설경기의 활성화와 유화부문의 손실감소, 여기에 회사측의 공격적인 경영전략도 가세하고 있어 대림산업의 올해 주가전망은 매우 낙관적이라는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조주현 기자 fore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