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버스 연착으로 이화여대 면접시험을 치르지 못해 불합격됐던 소녀가장 김희정(19.전북 전주시 서신동.이일여고 3년)양은 27일 경희대 수원캠퍼스 정시모집에 합격했다는 연락을 받고 "사회의 따뜻한 은혜를 잊지 않고 반드시 보답하겠다"고 말했다. 특히 경희대측에서 김양의 어려운 사정을 감안, 4년간 등록금과 기숙사비를 지원하기로 한 것과 관련, 김양은 "고교를 마치면서 가장 큰 선물이 될 것 같다"고 덧붙였다. 2년전 사고로 부모를 여읜 김양은 그간 서울에 사는 외삼촌(회사원)의 도움을 받아 생활보호대상자로 심장병을 앓고 있는 할머니(65)와 남동생(고교 1년)을 돌보고 있다. "몸이 아픈 할머니와 사춘기의 남동생을 남겨두고 기숙사에서 생활하게 돼 무척 걱정스럽고 미안한 심정"이라는 김양은 "그래도 아직 할머니가 조금씩 몸을 움직여서 괜찮지만 너무 무거운 짐을 지우게 되는 것이 아닌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김양은 지난해 서울 모대학에 합격했지만 등록금을 낼 형편이 못돼 등록금과 4년간 장학금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이와여대에 지원했으나 버스가 연착하는 바람에 면접시험에서 떨어진 사실이 세간에 알려지면서 안타까움을 자아냈었다. 식당 아르바이트까지 그만 두고 면접을 준비했던 김양은 "사회를 일깨우고 선도하는 기자나 따뜻함을 마음껏 베풀수 있는 사업가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전주=연합뉴스) 홍인철 기자 icho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