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와 미국이 핵무기 감축 방법을 놓고마찰을 빚고 있는 가운데 양국간 군축 합의를 조약으로 명문화할 필요가 없다는 주장이 16일 또다시 나왔다. 모스크바를 방문중인 커트 웰던 미 하원 의원은 기자회견에서 "미국은 러시아를친구로 간주하고 있기 때문에 냉전 시대 처럼 군축 합의를 일일이 조약으로 규정할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웰던 의원은 또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은 핵탄두 수를 대폭 줄이기로 과감한 결단을 내렸으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도 비슷한 결정을 했다"며 "미-러 양국은 합의 내용을 처음부터 끝까지 기록으로 남길 필요가 없는 사이"라고 덧붙였다. 하원 군사위원회 중진인 그의 이같은 발언은 양국 합의로 해체되는 핵탄두를 완전 폐기하지 않고 보관하는 방안을 고려중이라는 미 국방부의 지난주 발표와 궤를같이 하는 것이어서 주목된다. 이에 대해 러시아는 감축용 핵탄두들을 `돌이킬 수 없도록'' 완전 폐기해야 한다며 반발하고 있다. 러-미 군사 대표단은 앞서 15일 미국 워싱턴에서 양국 정상이 도출한 군축 합의이행 방안 마련을 위한 회담을 시작했으나 미국의 이같은 입장으로 의견 차이를 좁히지 못하고 있다. (모스크바=연합뉴스) 이봉준 특파원 joon@yonhap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