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승남 검찰총장이 13일 `이용호 게이트''에 연루된 동생 승환씨가 특검팀에 구속된 것과 관련, 이날 사퇴의사를 전격 표명했다. 신 총장은 지난해 5월21일 임기 2년의 총장에 취임했으나 7개월여만에 총장직에서 물러난 셈이 됐다. 이중훈 대검 공보관은 이날 밤 11시20분께 대검 기자실로 내려와 "신 총장이 청와대에 총장직 사퇴의사를 밝혔다"고 짤막하게 공식 발표했다. 검찰은 신 총장의 사퇴로 후임 총장 인선시까지 김각영 대검 차장이 총장 직무를 대행하는 체제로 운영된다. 지난 88년 검찰총장 임기제 도입 이후 김두희.박종철.김기수.김태정 전 총장에이어 신 총장이 5번째로 임기를 채우지 못한 채 물러나게 됐다. 신 총장은 이날 오후 5시50분께 특검팀이 청구한 동생 승환씨에 대한 영장이 발부된 직후 이상주 청와대 비서실장을 시내 모처에서 만나 사퇴의사를 밝히고 이를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에게 보고해 주도록 요청했다. 신 총장은 이어 대검 공보관에게 전화를 걸어 사퇴의사를 공표토록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따라 김각영 대검 차장은 이날 신승환씨 구속 직후 대검 검사장 및 일선 과장 등 간부급 전원을 긴급 소집, 심야회의를 갖고 신 총장의 거취 문제 및 향후 검찰 인사 방향 등에 대해 논의했다. 신 총장은 휴일인 이날 출근하지 않은 채 성당을 다녀온 뒤 시내 모처에서 거취문제로 고심했으며, 동생 승환씨의 구속 결정 직후 사퇴 결심을 굳혔다고 검찰 관계자가 전했다. 신 총장의 사퇴로 검찰은 한동안 충격파에 휩싸일 전망이다. 신임 총장의 인선과 함께 검사장급 이상 검찰 고위 간부들에 대한 대대적인 인사 태풍이 불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또한 `진승현 게이트''에 대한 검찰의 재수사가 진행중인 가운데 검찰총장의 동생이 구속되고 결국 총장이 물러나는 사태까지 초래했다는 점에서 검찰 조직의 신뢰회복에도 적지 않은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검찰의 한 관계자는 "신 총장이 본인의 잘못으로 사퇴한 것은 아니지 않으냐"며"그러나 동생 문제로 고심해 왔던 건 사실이고 어쨌든 신 총장의 사퇴에 대해서는 더이상 할말이 없다"며 충격을 감추지 못했다. 대검의 다른 고위 관계자는 "인사와 조직면에서 대대적인 쇄신책이 강구될 것으로 안다"며 "신 총장 재임시에도 추진해 왔던 제도적 개선책 등을 토대로 대국민 신뢰 회복을 위한 모든 방안을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김성용 기자 ks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