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단 파행 행정으로 물의를 빚고 있는 고익동 대한야구협회 회장이 자신의 거취를 대의원 총회에 물을 전망이다. 고익동회장은 10일 올림픽회관에서 열린 이사회에서 올해 예산을 마련하지 못한 책임을 지고 22일 열리는 대의원 총회에서 자신의 재신임 여부를 타진할 뜻을 밝힌 것으로 확인됐다. 이사회 참석자에 따르면 고회장은 올 해 예산을 확보하지 못한 것에 유감을 표시하며 대의원들이 결정하는대로 따르겠다고 말했다는 것. 협회는 올 해 예산으로 15억원을 책정했으나 예상 수입은 대한체육회가 지급하는 경기력 향상사업비, 한국야구위원회(KBO)의 지원금 등을 통틀어도 7억원이 채 안될 전망이다. 그러나 고회장의 이같은 입장은 최근 나돌았던 사퇴설에서 한발 물러서 자리를 지키기 위한 편법으로 비쳐지고 있다. 예산 조달 능력이 부족한 고회장이 아마야구의 수장을 맡을 수 있었던 것은 평소 지방 대의원들과의 돈독한 관계때문이었다. 따라서 22일 열리는 총회에서도 고회장은 자신의 친분을 이용해 재신임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파행인사를 일삼았던 고회장은 최근 야구계 안팎에서 자신에 대한 사퇴 압력이 거세지자 대의원 총회의 재신임을 받아 회장직을 유지하는 방법을 택한 것으로 보인다. (서울=연합뉴스) 천병혁기자 shoeles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