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채 금리가 상승 출발한 뒤 주식시장 움직임에 민감하게 반응하며 등락을 거듭했다. 호가는 많았지만 거래가 이뤄진 것은 몇 건 되지 않아 시장참가자들도 금리 향방을 확신하지 못하는 모습이 역력했다. 전철환 한국은행 총재가 MBN과 가진 인터뷰에서 경기회복 기조가 완만하며 통화정책상 금리인상 기조로 전환하는 것은 시기상조라고 발언하자 상승일변도의 분위기가 누그러졌다. 경기회복 기대감을 안고 있으나 주식시장이 단기급등에 따라 다소 조정을 보이고 경기회복 속도가 완만하지 않겠느냐는 생각도 있어 상승을 염두에 둔 등락장세가 예상된다. ◆ 금리 단기 부담, 주가민감도 여전 = 3일 증권업협회에 따르면 3년 만기 국고채권 수익률은 전날보다 0.02%포인트 오른 6.17%를 기록했다. 5년 만기는 등락을 거듭한 끝에 전날보다 0.01%포인트 하락한 6.95%를 기록하며 거래를 마쳤다. 미국 주식시장과 국고채 금리가 상승한 데 따라 이날 큰 폭 상승세로 출발했으나 전날 급등한 데 따른 부담으로 곧 저가 매수세가 유입돼 기술적 반락했다. 국내 증시도 전날 강세를 이어가지 못하고 불안정하게 움직여 금리 하락을 도왔다. 한 시장 관계자는 "단기 매매 타이밍에 맞춰 주가가 약세를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회사채 수익률 역시 등락을 거듭한 후 보합권으로 수렴했다. 3년 만기 AA- 등급 무보증 회사채와 BBB- 등급 수익률은 각각 전날보다 0.01% 오른 7.23%, 11.40%를 가리켰다. 국채 선물은 상승세로 돌아서 마감했다. 3월물은 9만5,023계약 거래되며 전날보다 0.23포인트 오른 102.87을 가리켰다. 역시 주가와 현물의 영향을 많이 받았지만 현 수준이 저가 매수에 매력이라고 판단한 저가 매수세력들이 오후장 들어 부쩍 증가해 상승폭이 커졌다. 시장 관계자들은 당분간은 경기회복감을 안고 움직이는 주가를 고려, 이에 연동한 금리 등락이 계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경기회복을 둘러싼 금융시장 내 역학 구도의 변화가 포커스인 셈이다. 동양종합금융증권의 금성원 애널리스트는 "주가가 경기의 선행지표인 것으로 채권시장이 받아들이고 있다"며 "특별한 변수가 없는 한 금리는 주가에 연동될 것"으로 내다봤다. ◆ 미국 지표 완만할 듯, 저가매수세 유입 가능성 = 이날 미국에서는 건설지출과 국내 자동차 판매, 신규 실업급여 청구건수 등이 발표된다. 미국 경제지표들은 완만한 개선 정도를 보여줄 것으로 보이나 뚜렷한 회복사인을 보여주지는 못할 것으로 관측된다. 11월 건설지출은 작년 10월 1.9% 증가한 데 이어 11월에도 0.3% 정도로 증가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12월 자동차판매는 전달 1,460만대에는 약 100만대 정도 못미칠 것으로 이코노미스트들은 보고 있다. 지난해 12월 29일까지 한 주 동안 실업급여 신규청구건수는 전주보다 소폭 증가하겠지만 40만건 이하는 유지할 것으로 추정된다. 이에 따라 미국 채권 금리는 전날의 급등세를 이어가기보다는 매수와 매도가 엇갈릴 것으로 보인다. 일부에서는 저가매수세 유입을 예상하고 있다. 전날 급등에 따른 부담감이 작용할 것이라는 지적이다. 한경닷컴 양영권기자 heem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