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경제는 올해 반(半)은 불황 터널속에 있고 나머지 반은 불황터널에서 빠져나와 있는 모양을 띨 것으로 예상된다. 완전한 회복이 아닌 "절반의 회복"이 2002년 세계경제의 밑그림이다. 상반기에는 미국등 일부 지역에서만 회복세가 가시화된 후,하반기에는 회복지역이 동남아시아와 유럽으로 확산될 것이라는 의미다. 하지만 경기회복세가 전세계 구석구석까지 퍼지지는 않을 것 같다. 또 회복세도 강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국제통화기금(IMF)과 세계은행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등 국제경제기구들의 내년 경기전망들이 대체로 이런 방향을 가리키고 있다. 이 기구들이 보는 올해 세계경제성장률은 1.3-2.4%이다. 이들의 세계경제 전망을 종합하면 "세계경제가 올 상반기에는 작년 하반기처럼 좋지 않다가 올 하반기부터는 약하지만 회복된다"는 결론이 나온다. "강한 침체-강한 회복"의 대문자 U자형이 아닌 "약한 침체-약한 회복"의 소문자 "u자형"의 회복사이클이 될 것이라는 뜻이다. 올해 세계경제 회복은 미국-동아시아.유럽연합(EU)-일본 순서로 이뤄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모건스탠리딘위터증권의 수석이코노미스트 스티븐 로치등 월가의 경제 전문가들은 이같은 회복순서에 공감한다. 올해 세계경제회복 시기와 정도는 미국에 달려 있다. 미국이 세계경제회복을 주도할 것이라는 점에는 이견이 없다. 지난해 세계경제를 침체의 늪으로 몰고 간 장본인이 미국이었듯이 내년의 세계경제 회복을 이끌 주인공 역시 미국으로 지목되고 있다. 결자해지인 셈이다. 지난 1년간 11번에 걸친 총 4.75%포인트의 금리인하와 1분기중 의회에서 통과될 대규모 경기부양책은 미국을 세계경제회복의 기관차로 만들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은 작년 3분기(마이너스 1.3%)와 4분기(마이너스 1.3~2.0% 예상)에 연속으로 마이너스 성장,경기침체에 빠졌다. 그러나 올 1분기에는 소폭이나마 플러스 성장률로 돌아선후 하반기에는 3%선의 본격적인 회복세를 탈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유로존을 포함한 EU경제는 올 상반기까지는 지금의 침체상황이 지속되다가 미경제가 살아나기 시작한지 3-6개월후부터 서서히 기지개를 펼것으로 관측된다. 따라서 회복개시 시점은 올 가을께다. 10년 장기불황에 빠져있는 일본경제의 전망은 올해에도 밝지 않다. 잘해야 올연말부터 미약하나마 소생기미가 나타날 것으로 IMF는 관측하고 있다. OECD는 올해 성장률을 작년(마이너스 0.4%추정)보다 더 나쁜 마이너스 1.3%선으로 내다본다. 미경기회복세가 올 상반기에 가시화되면 대만 싱가포르등 동아시아경제도 지난해의 극심한 침체에서 벗어날 것으로 기대된다. 상대적으로 경기상태가 좋았던 중국 러시아등은 내년에 성장률이 다소 둔화되기는 하겠지만 경기확장세는 이어갈 전망이다. 세계적인 금리인하기조는 올상반기까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이 1월말에 한번 더 금리를 내리는데 이어 영국이 2월,유럽중앙은행은 3-4월에 추가 금리인하에 나설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그후 하반기에 경기회복세가 본격화되면 미국을 필두로 금리정책이 인상쪽으로 돌아설 것으로 보인다. 이정훈 기자 leeh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