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이 24일 김만제(金滿堤) 정책위의장 사의표명을 계기로 당직개편을 조기에 단행키로 한 것은 내년 양대 선거를 앞두고 흐트러진 당의 전열을 재정비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 '10.25 재.보선' 완승 이후 원내 과반에 한석 모자라는 거야(巨野)의 입지를 구축했으나 교원연장안, 건강보험 재정분리 여부 등을 처리하는 과정에서 혼선과내부갈등이 빚어진 점을 감안, 이를 추스르고 당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 조기 당직개편을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비주류측이 대선후보 경선을 앞두고 중립성을 담보할 수 있는 경선관리체제를 요구하고 있는 것도 감안했다는 후문이다. 이에 따라 이회창(李會昌) 총재쪽 사람으로 분류되고 있는 김기배(金杞培) 사무총장과 권철현(權哲賢) 대변인 등도 이번 교체 대상에 포함될 것으로 알려졌다. 한 핵심당직자는 "당직 개편에 따른 동요 등을 감안, 당직개편이 생각보다 빨리 단행될 것"이라며 "상당수 당직자가 바뀌는 대폭 개편으로 가닥을 잡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이같은 기류를 감안할 때 당직개편은 빠르면 25일, 늦어도 내년도 예산안이 처리되는 26, 27일 직후에는 개편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또 중하위 당직개편도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주요당직자들은 이날 오전 이회창(李會昌) 총재에게 일괄 사표를 제출했다고 한당직자가 전했다. 다만 이번에 출범하는 새 진용은 내년 양대선거를 고려하면 선대기구 발족에 앞선 '한시적' 성격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사무총장은 그동안 당직개편 때마다 거론됐던 서청원(徐淸源) 지도위원과 이상득(李相得) 국가혁신위 부위원장이 하마평에 다시 오르고 있으나 본인들이 고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비주류 수장격인 김덕룡(金德龍) 의원계로 꼽히는 박명환(朴明煥) 의원 카드가 부상하고 있다. 비주류측의 공정 경선 요구에 부응할 수 있는 인물이라는점에서다. 정책위의장에는 현경대(玄敬大) 이강두(李康斗) 의원 등이 거명되며, 대변인에는 이원창(李元昌) 박원홍(朴源弘) 권오을(權五乙) 의원 등이, 기획위원장에는 맹형규(孟亨奎) 의원 복귀설과 함께 정형근(鄭亨根) 임인배(林仁培) 의원 등이 거론되고 있다. 선출직인 원내총무의 경우 이재오(李在五) 총무가 추후 의원총회에서 사의를 표명하겠다는 의사를 밝힘에 따라 의총 결과에 따라 교체 여부가 최종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당내에선 총무가 원내 사령탑인 점을 감안, 선수(選數)를 3선급 이상으로 해야 한다는 의견이 적지 않다. (서울=연합뉴스) 황정욱기자 hjw@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