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재가 대한항공에게 첫 승리를 헌납받았다. LG화재는 23일 잠실학생체육관에서 계속된 2002 현대카드 배구슈퍼ㆍ세미프로리그 남자부 경기에서 손석범(16점)의 막판 활약에 힘입어 리베로 최부식이 투혼을 펼친 대한항공을 3-2로 힘겹게 물리쳤다. `공갈포'에 울고 웃은 혼전이었다. LG는 김성채(12점.4블로킹), 대한항공은 윤관열(15점.3블로킹)이 결정적 순간마다 '헛방'으로 흐름을 끊어 벤치의 애를 태웠다. 두 팀 모두 주된 공격루트로 삼은 레프트가 침묵을 지키자 승부는 자연스레 라이트의 힘에 의해 갈라졌다. 대한항공은 역전패의 벼랑 끝에서 장염으로 컨디션이 최악인 박석윤을 라이트에투입, 경기를 풀세트까지 끌고 갔지만 막판 윤관열의 공격이 막히면서 다 잡은 승리를 어이없이 놓쳤다. 윤관열은 5세트 13-10에서 공격 범실에 이어 어설픈 속공을 노리다 손석범의 블로킹에 막혀 균형을 내줬다. 상대 공갈포에 편승, 전세를 되돌린 LG는 손석범의 강타와 이용희의 끝내기 블로킹으로 1시간44분에 걸친 혈전을 마무리했다. 결국 LG는 김성채를 뒤로 빼고 손석범에게 막판 승부수를 띄운 게 주효했다. 대한항공 리베로 최부식은 깔끔한 서브리시브에다 위기 때 LG의 고공 강타를 잇따라 걷어내 깊은 인상을 남겼으나 팀 패배로 빛이 바랬다. 앞서 여자부 경기에서는 담배인삼공사가 김남순(20점)과 최광희(18점.2블로킹)등 주전들의 고른 활약으로 도로공사를 3-1로 누르고 1승을 기록했다. 공사(公社)팀간 라이벌전은 `형만한 아우 없다'는 말을 실감케 했다. 두 팀 모두 올해 드래프트 1라운드에서 뽑은 대형 신인을 투입했지만 되레 헛물만 켰고 승부는 결국 노장의 활약에 따라 엇갈렸다. 담배공사는 김남순이 노련한 찔러넣기와 속공으로 분위기를 반전시킨 반면, 도로공사는 왼손 박미경(16점)의 타점이 갈수록 떨어져 번번이 고비를 넘지 못했다. 감독끼리의 데뷔전으로 관심을 모은 대학부에서는 신춘삼 감독이 이끄는 `스타군단' 한양대가 신영수(17점.3블로킹)가 버틴 센터진의 우위를 앞세워 김남성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명지대를 3-0으로 완파했다. (서울=연합뉴스) 김재현기자 jah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