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광옥 법무부 차관이 '진승현 게이트'연루 의혹과 관련, 14일 사표를 제출한 사실이 알려지자 법무부와 검찰은 '예견된일'로 받아들이면서도 착잡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최경원 법무부 장관과 신승남 검찰총장 등 검찰 수뇌부는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않은 채 정상업무에 임했으나 법무부와 일선 검찰청의 검사들은 허탈해 하면서 검찰의 위상추락 등을 우려하는 모습이었다. 신 차관은 이날 오전 11시40분께 굳은 표정으로 장관실로 들어가 최 장관과 30분간 면담을 가진 뒤 낮 12시10분께 장관실을 나와 대기중이던 기자들에게 "사표를내지 않고 검찰조사를 받는다는 것은 우스운 일이다.어젯밤 결심해 오늘 사직서를 쓰고 출근했다"고 밝혔다. 신 차관은 '절대 사표를 내지 않겠다'던 당초 결심이 바뀐 배경에 대해 "내가 사랑한 검사들이 있고 평생을 바친 곳이 검찰이다. 현직 차관을 조사하기가 버거울것"이라며 "투명하게 자연인 신분으로 조사받기 위해 결심했다"고 강조했다. 심경을 묻는 질문에 신 차관은 "좋을리가 있겠나. 난감하다"며 "어쩌다 있지도 않은 일이 벌어져서 사회가 혼란해져 큰일이다"고 말하며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이야기를 마친 신 차관은 홀가분한 듯 비교적 담담한 표정으로 수행비서와 함께 법무부 청사 현관을 나섰으며, 송광수 검찰국장, 서우정 공보관 등 일부 간부들과악수를 나눈 뒤 곧바로 승용차에 올라 자택으로 향했다. 법무부는 공보관실을 통해 '신 차관이 최 장관에게 사표를 제출했다'는 내용을 공식 발표했다. 신 차관이 사표를 제출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법무부 간부들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법무부 간부들은 "신 차관이 진승현씨로부터 1억원을 받았다는 의혹이 증폭되면서 결국 사표를 낼 것으로 예상했지만 막상 사표를 내는 모습을 보니 당혹스럽고 허탈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점심시간에 신 차관의 사표제출 소식을 접한 법무부의 대다수 일반 직원들은 TV뉴스에 귀를 기울이며 검찰수사의 향방에 촉각을 기울이는 모습이었다. 대검이나 일선 검찰청 검사들은 검찰의 앞날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았고 특히 향후 신 차관에 대한 검찰조사에 부담감을 느끼는 분위기도 팽배했다. 신승남 총장은 이날 점심식사가 끝난 직후 신 차관의 사표제출을 보고받은 뒤 오후에는 서울지검 서부지청을 방문했으며 대검 간부들도 특별한 동요없이 집무실에서 정상업무에 임했다. 대검의 한 검사장은 "검찰로선 불행한 일이다. 입이 있어도 별로 할말이 없다"며 "이번 일로 총장의 탄핵위기를 넘긴 검찰이 또 다시 국민의 불신속에 참담한 위상추락을 겪지않을까 걱정된다"고 말했다. 서울지검의 한 부장검사는 "검사 출신 법무차관이 수뢰의혹에 연루됐다는 설만으로도 착잡한 심경을 금하기 어렵다"며 "차제에 한 점 의혹없이 수사가 이뤄져 검찰의 신뢰회복에 기여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faith@yna.co.kr (서울=연합뉴스) 권혁창.박진형기자 jhpar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