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광옥 법무부 차관이 이른바 '진승현게이트'에 연루됐다는 의혹이 본격 제기되자 검찰이 긴장하고 있다. 신승남 검찰총장에 대한 탄핵이 최근 무산되면서 조직이 간신히 안정을 되찾았다는 기대감에 차 있던 검찰은 신 차관의 수뢰의혹이 메가톤급 핵폭풍을 몰고 오지 않을까 노심초사하고 있다. 특히 일선 검사들은 신 차관 연루 의혹이 청와대 민정수석 시절의 일이어서 국민적 시선이 쏠린 사안인 만큼 사건의 진상을 조기 규명하는 일이 급선무라고 입을 모았다. 최경원 장관을 비롯한 법무부 간부들은 12일 오전 신 차관 문제를 둘러싼 검찰의 수사방향과 향후 대응방안 등을 숙의하며 긴박한 움직임을 보였다. 신 총장도 이날 출근 직후부터 보도내용을 상세히 보고받고 향후 대책을 논의했으며 대검 검사장들도 오전 일찍부터 신 차관 연루 의혹에 대한 보도 내용의 사실여부를 확인하며 촉각을 곤두세웠다. 법무부는 "신 차관은 지난 9월 부임한 이후 최씨와는 전화 한통화 한적도 없고 별다른 친분도 없는 것으로 안다"며 "검찰의 수사 상황을 신중히 지켜보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신 총장은 앞서 전날 김대웅 서울지검장으로부터 신 차관 의혹에 대한 보고를 받고 사건의 실체를 철저히 규명토록 지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검 고위 관계자는 "어제 서울지검장이 총장에게 신 차관의 수뢰의혹을 보고한 것으로 보아선 뭔가 지시가 있었을 것"이라며 "이런 상황에선 어떻게든 빠른 시일내에 진실을 규명해야 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서울지검의 한 중견 검사는 "설마 신 차관이 돈을 받은 사실이 있겠느냐"고 의구심을 나타내면서도 "수사를 통해 사실로 밝혀질 경우 엄중하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철저한 수사를 촉구하기도 했다. 지난해 진승현 게이트 수사를 담당했던 검찰 관계자는 "신 차관 의혹과 관계가 있다고 알려진 민주당 당료 출신의 최모씨는 진씨 회사의 고문을 했던 사람으로 알고 있다"며 "신 차관 연루 부분은 작년 수사과정에서 밝혀진 것이 없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작년에는 최씨가 진씨 변호사 선임 등에 관여하기도 했다는 소문이 있는 정도였다"고 소개했다. 신 차관은 이날 오전 전방 군부대 위문 일정이 잡혀 있었으나 `개인적인 사정'을 이유로 일정을 취소한 뒤 법률 대리인으로 선임된 양삼승 변호사 등과 법적 대응방안을 논의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양 변호사는 "검찰 수사 일정과 관계없이 신 차관 관련 의혹에 대해서는 정정보도 청구와 손해배상 청구 소송 절차를 진행중"이라며 "명예훼손 문제와 관련한 형사 고소 등도 검토할 수 있다"고 말했다. 서울지검 수사팀은 이와 관련, "신 차관 관련 의혹은 현재 확인된 바 전혀 없으며 계속 언론 등을 통해 의혹을 제기하는 건 사건의 진상을 밝히는데 도움이 되지않는다"며 말을 아꼈다. (서울=연합뉴스) 권혁창.박진형 기자 jhpar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