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월드컵 16강의 '제물' 미국을 힘겹게 눌렀다. 한국은 9일 제주 서귀포시 제주월드컵경기장 개장기념 행사로 치러진 FIFA랭킹20위 미국과의 평가전에서 전반 20분에 터진 유상철의 헤딩골을 끝까지 지켜 1-0으로 이겼다. 한국은 내년 월드컵 본선 D조에서 격돌할 미국과의 `전초전'에서 승리함으로써심리적 우위를 확보하는 성과를 올렸지만 매끄럽지 못한 마무리와 순간적인 수비 집중력 저하 등 16강을 위한 숙제도 함께 안았다. 한국은 이날 승리로 미국과의 역대 전적에서 5승2무1패로 절대 우위를 지키며올해 거스 히딩크 감독 취임 후 가진 A매치에서 9승4무5패를 기록했다. 한국은 공격에서 황선홍의 좌우에 `젊은피' 이천수와 최태욱을 세우고 유상철을스리백의 중심에 넣는 3-4-3의 공격성 대형을 앞세워 전통적인 4-4-2 시스템으로 맞선 미국을 시작부터 압도했다. 또 미드필더 중앙에 박지성과 김남일, 좌우 날개에 이을용과 송종국을 각각 투입, 허리에서부터의 강력한 압박을 통해 초반 미국의 예봉을 꺾어놓았다. 전반 시작부터 수비라인에서 전방으로 이어지는 직선패스와 과감한 측면돌파로주도권을 쥔 한국은 20분 유상철이 이천수의 오른쪽 코너킥을 헤딩골로 연결, 4만2천 관중을 열광시켰다. 유상철은 이천수가 강하게 올린 공을 오른쪽 골지역 모서리에서 돌아나오며 머리로 감아때려, 크로스바를 맞고 왼쪽 골망에 떨어지는 선취골을 낚았다. 기선을 잡은 한국은 이후 박지성의 중앙돌파와 이천수의 중거리슛으로 공격의고삐를 더욱 당겨 미국의 간담을 서늘케했고 유상철이 버틴 스리백 또한 상대에 좀처럼 슈팅 기회조차 주지 않을 만큼 꽉 짜여진 듯한 조직력을 과시했다. 미국은 공격의 시발점인 코비 존스의 오른쪽 측면 돌파로 실마리를 풀려 했지만수비 전환시 미드필더의 재빠른 가담으로 순식간에 5∼7명으로 늘어나는 한국의 그물망 수비에 막혀 고전을 면치 못했다. 그러나 한국은 후반 중반들어 체력과 함께 집중력이 급격히 떨어지면서 몇차례실점 위기를 맞는 등 지지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후반 34분 문전 혼전 중 우물쭈물하다 제프 애구스에게 골대 맞고 퉁기는 중거리슛을 허용했고 1분 뒤에는 수비수가 1대1 싸움에서 뚫린 뒤 곧바로 커닝햄에게 결정적인 헤딩골 기회를 내주는 등 개인기를 앞세운 미국의 거센 공세에 중심을 잡지못한 채 끌려다녔다. 미국의 1.5진을 맞아 `절반의 성공'을 거둔 한국대표팀은 이날 평가전을 끝으로월드컵 본선에 나설 베스트 11을 사실상 확정해 내달 북중미골드컵대회에 출전할 예정이다. (서귀포=연합뉴스) 김재현기자 jah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