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그램 매수의 힘이 종합주가지수를 1년4개월만에 700선으로 끌어올렸다. 탈레반의 항복, 견조한 미국 증시 흐름, 전날 장마감후 발표된 인텔의 실적호조기대감 등이 장후반 투자분위기를 고조시켰다. 전문가들은 720선이 1차적인 저항선이 될 것이지만 시장체력이 워낙 강한 상태여서 연내 750선까지 상승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프로그램 매수세가 장세 압도 7일 거래소시장은 외국인이 6일만에 순매도로 전환하면서 조정분위기가 완연했으나 후장들어 개인의 대규모 선물매수로 시장 베이시스(선물과 현물의 가격차)가 급격히 확대되면서 기관의 프로그램 매수 주문을 유발, 외국인과 개인의 현물 매도세를 상쇄했다. 이날 프로그램 매도는 1천724억원, 매수는 4천323억원으로 2천599억원의 매수우위였다. 프로그램 매수는 만기를 앞두고 차익을 노린 증권사가 주도했다. 기관은 포항제철을 위시한 경기 민감주인 철강업종과 반도체 관련 업종, 중가권 옐로칩도 대거 매수했다. 특히 외국인이 오전장에서 대거 매도했던 삼성전자도 인텔의 4.4분기 실적 결과가 예상치를 뛰어넘었다는 발표에 힘입어 장후반 강하게 상승했으며, 아남반도체도상한가를 기록하는 등 반도체 관련주가 상승 분위기를 이끌었다. 오는 13일 선물.옵션 동시만기일인 `더블 위칭데이'를 앞두고 프로그램 매수가 강하게 유입된 것이 부담이지만, 전문가들은 대량 `롤오버' 가능성에 무게를 싣고 조정을 받아도 낙폭이 크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증권거래소 황성윤 주식시황팀장은 "선물.옵션 동시만기일을 앞두고 1조2천억원대로 불어난 매수차익거래잔고가 신경 쓰이는게 사실"이라면서 "그러나 외국인의 급격한 매도 조짐이 보이지않는 등 시장 분위기가 좋아 내년 3월 선물지수를 좋게 본기관들이 대량 롤오버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내년 장세 전망이 밝기때문에 굳이 매수차익거래잔고를 청산할 필요가 없을 것이라는 얘기다. SK증권 박용선 투자정보팀장은 "4일 남은 더블 위칭데이를 앞두고 지수 관련 대형주 중심으로 증시가 출렁일 가능성은 있지만 조정을 받는다고해도 프로그램 매물로 인한 낙폭은 그리 크지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추가상승 여력...750선 돌파가 관건 리젠트증권 김경신 리서치담당 상무는 "지수가 장중 전고점인 715선을 넘어서면 단기 랠리가 이어지고 그렇지 않으면 조정을 받아 후퇴할 가능성이 있으나 내년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워낙 강해 추가 상승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지수가 715∼720선을 뚫지못하고 조정을 받을 경우 660선 정도까지 밀릴수도 있으나 그 밑으로 떨어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굿모닝증권 홍춘욱 수석연구원은 주도주가 건설.은행.증권.보험에서 철강.반도체주로 바뀌면서 시장의 상승탄력은 그대로 유지되고 있는만큼 다소 조정을 받더라도 이번 랠리가 780선까지는 갈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삼성증권 김지영 투자정보팀장은 "업종 대표주와 옐로칩, 경기 민감주 중심으로 지수가 상승세를 이어가는 가운데 710∼720대에서 저항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미국시장이 받쳐준다면 750선까지는 가능하나 그 이상은 경기회복 가시화와 같은 추가 모멘텀이 있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서울=연합뉴스) 이동경기자 hopem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