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 같으면 서울대를 무난히 지원할 수 있는 상위권 학생들이 수능시험 저조로 아예 원서조차 낼 수 없어 '재수의 길'을 택하는 경향이 많습니다" 어려운 수능 시험에 낭패를 본 중상위권 학생들에 대한 이번 여파는 의외로 컸다. ◆정시지원 포기, 재수 희망 대전시내 D여고의 경우 평소 모의고사 성적이 380점대를 보여 서울대 지원 가능한(1등급이나 2개이상 영역에서 3% 이내에 든 2등급) 20여명에 가까운 학생들이 아예 자격미달로 원서조차 낼 수 없어 일찍부터 재수쪽으로 방향을 선회하고 있다. 또 C고교에서 우수한 학생으로 주목받던 K군의 경우 1교시 시험이 어려워 아예 시험을 포기하고 일찍부터 재수의 길을 선택한 경우도 있다. 이 같이 올해 대입을 포기하고 재수를 택한 학생들은 주로 시험을 잘못 치른 상위권 학생들로 한 학교에서 20여명 이상 속출하고 있다. 이로 인해 벌써부터 시내 유명 입시학원에는 등록 문의를 해오는 전화가 잇따르고 있는 실정이다. D학원 관계자는 "이번 수능에서 상상외로 많은 점수차이를 보인 중상위권 학생과 부모들의 문의전화가 벌써부터 줄을 잇고 있다"며 "이번 수능 여파를 실감케 하고 있다"고 말했다. ◆답 안 나오는 입시 담당 교사들의 대입사정 이번 수능에 대한 여파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 것은 입시를 지도하는 3학년 담임과 학년부장 교사들도 마찬가지다. 변환표준점수와 교차지원,영역별 가중치 반영, 논술.면접 점수 등 대학마다 반영비율이 각기 달라 학생들에 대해 각 대학을 맞춰봐야 되는 등 어느 해보다 복잡하기 때문이다. 대전 둔산여고 전용우 학년부장은 "총점 성적분포가 공개되지 않았고 각 대학별 전형방법이 복잡해 입시전략 수립에 초비상"이라며 "입시기관마다 가능 지원 대학에 대한 차이가 있어 사정작업이 여의치 않다"고 실토했다. 충남고 임영재 학생부장은 "각 대학별 영역별 가중치 등 자료를 파악하고 각 학생들의 성적을 대입해야 하는 입시지도는 물론 면접과 논술지도 준비도 병행 실시하고 있는 등 상당히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이번 수능 결과에 실망한 학생들을 격려하고 다독거려 전체적으로 충격을 소화하면서 최선을 다해 응시토록 유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대전=연합뉴스) 이은중기자 ju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