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명의 날이 밝았다. 전세계 축구팬들의 눈과 귀는 1일 오후 2002 한·일월드컵 조추첨행사가 열리는 부산전시컨벤션센터(BEXCO)에 모아지고 있다. 32개 본선진출국의 운명을 가르는 순간을 지켜보기 위해서다. 제프 블래터 국제축구연맹(FIFA)회장을 비롯한 세계축구계 인사와 각국 관계자,1천3백여명의 취재진이 모인 가운데 오후 7시5분부터 1시간30분 동안 거행되는 이날 행사에는 13명의 추첨자가 13개의 항아리에서 8개조의 각 조별 리그 상대를 정하게 된다. 추첨은 우선 각조의 1그룹에 속하는 국가의 조배치를 우선적으로 한다. 현재 1그룹인 8개국(한국 일본 프랑스 아르헨티나 독일 브라질 이탈리아 스페인) 중 조배치가 끝난 국가는 한국과 일본 프랑스 등 3개국이다. 나머지 5개국의 조배정이 추첨의 첫 시작이다. 이후 유럽 11개국중 8개국이 2그룹 추첨을 통해 조별로 배치되며 여기서 뽑히지 못한 유럽 3개국과 나머지 아시아 북중미 남미 아프리카의 국가가 3그룹과 4그룹 추첨을 통해 각 조에 자리하게 된다. 한국과 일본의 경우 1그룹에 편성돼 최강팀들과의 조별 배치를 피했지만 유럽팀 1∼2곳과 같은 조에 속하게 된다. 잉글랜드 포르투갈 등 강호들이 2그룹에 속해 있는 만큼 추첨자들의 손끝에 운명을 걸어야 한다. 이날 유명 연예인과 성악가들의 공연도 다채롭게 펼쳐진다. 인기가수 유승준과 조상현의 판소리 공연이 흥겹게 펼쳐진다. 소프라노 홍혜경은 오페라 '로미오와 줄리엣'중 '줄리엣의 왈츠'를 부르고 김백봉 무용단의 '설장구' 공연도 이어진다. 한편 행사가 열리는 부산에는 세계축구계의 '거물'들이 잇달아 도착해 행사 열기를 달구고 있다. 11월29일에는 축구황제 펠레와 요한 크루이프,로제 르메르 프랑스감독과 보라 밀루티노비치 중국감독,루이스 스콜라리 브라질감독,칼리드 빈 카이살 사우디왕자가 내한했다. 30일에는 모리 요시로 일본 전총리와 중국여자축구의 간판스타로 조추첨자로 선정된 쑨원이 도착했다. 중국을 처음으로 월드컵 본선에 올려놓은 밀루티노비치 감독은 "한국에서 예선경기를 갖게 돼 기쁘다"며 "선수들도 편하게 경기를 치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부산=장유택 기자 changy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