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칠성음료의 소주시장 참여 선언은 1조6천억여원으로 추산되는 소주시장의 지각변동을 의미한다. "롯데가 진로 금복주 두산 등을 위협하는 메이저 소주업체로 부상할 가능성이 적지 않다"는 게 대다수 전문가들의 관측이다. 이에따라 올해초 두산의 "산(山)"이 출시되면서 불붙은 업체간 경쟁이 롯데의 시장참여를 계기로 더욱 가열될 전망이다. 롯데 참여 배경=한마디로 성공할 자신이 있기 때문이다. 국내 최고의 경쟁력을 자랑하는 음료 유통망을 이용할 경우 시너지효과가 일어날 것이란 계산이다. 롯데의 저력은 위스키제품 "스카치블루" 돌풍을 보면 쉽게 짐작할 수 있다. 롯데는 지난 9월까지 지난해보다 3배이상 늘어난 58만8천여상자(5백ml짜리 6병기준)를 판매해 점유율 10%선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롯데는 연말까지 매출액 1천1백억원,점유율 13% 목표를 무난히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스카치블루 판촉에 나서면서 소매유통에 비해 상대적으로 취약했던 주류도매장에 대한 영향력이 강화된 것도 참여의 배경이다. 롯데는 술사업을 그룹 핵심사업중 하나로 육성하기 위한 채비를 서두르고 있다. 최근 그룹 경영관리본부 산하에 주류사업 지원 태스크포스팀을 구성해 사업 현황을 점검하고 향후 대응 방안 등 상세계획을 수립하기 시작했다. 롯데 관계자는 "태스크포스팀을 통해 그동안 주류영업 확대 방안을 강구해 왔으며 이번 소주 신제품 출시는 그 첫 작품"이라고 밝혔다. 롯데의 전략="송이"는 고급제품이란 이미지를 심어 기존업체 제품과는 차별화할 계획이다. 신제품에 버섯 성분을 포함시킨데다 출고가를 진로의 "참眞이슬露",두산의 "산(山)"보다 50% 정도 높은 9백90원으로 책정한 것은 이같은 전략의 일환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롯데가 조만간 경영여건이 좋지 않은 기존 소주업체들을 대상으로 M&A(기업인수합병)에 나설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우선 시장을 탐색한 후 기존업체 인수를 통해 시장을 본격공략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전문가들은 또 롯데가 소주 맥주 위스키 등 3대 주종(酒種)을 모두 보유한 종합 주류 메이커로 변신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소주는 물론 맥주사업에까지 손을 뻗칠 공산이 높다는 것이다. 롯데는 이미 올해 초 일본 주류시장을 벤치마킹해 과즙맥주 "하이주"를 선보였다. 아사히맥주로부터 수입하는 "슈퍼드라이"에 대한 판촉도 그룹 계열 편의점인 세븐일레븐에서 소비자들의 눈에 띄기 가장 쉬운 곳에 배치하는 등 판촉을 강화하고 있다. 맥주업계 관계자는 "롯데가 수입에서 한걸음 더 나아가 아사히맥주와 아예 합작맥주업체를 설립할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다. 시장영향=롯데가 자금력을 바탕으로 본격적인 시장공략에 나설 경우 수도권에서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 진로와 두산이 타격을 받을 가능성이 많다. 수도권은 전국 소주시장의 50%이상을 차지하고 있는데 롯데는 우선 수도권 시장부터 공략할 것임을 분명히 하고 있다. 롯데관계자는 "스카치위스키가 강세를 보이고 있는 서울 강남지역에서부터 바람몰이에 나설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송종현 기자 scre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