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방한하는 조지 부시 전 미국대통령은 국내에 상당수의 지인(知人)을 갖고 있다. 이 가운데 재계의 한화그룹 김승연 회장과 풍산그룹 류진 회장은 대표적인 인물로 꼽힌다. 선친때부터 미국 공화당 인맥을 꾸준히 관리해와 재계에서 '미국통'으로 통하는 김승연 회장은 지난 1월 조지 W 부시 대통령 취임식에 초청받아 참석할 정도로 부시가(家)와의 교분이 두텁다. 이같은 배경을 살려 지난 6월에는 민간차원의 '한미교류협회'를 창립, 초대 의장을 맡고 있다. 한미교류협회의 이사진에는 리처드 워커 전 주한 미 대사, 헨리 키신저 전 미 국무장관, 퓨르너 헤리티지 재단 이사장 등 미국 공화당내 거물급 인사들이 포진해 있다. 한화 관계자는 "김 회장의 선친인 고 김종희 회장이 1960년대 말 워커 전 주한 미국대사와 절친한 사이여서 이같은 공화당과의 인연이 자연스럽게 후대로 이어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풍산그룹 류진 회장은 부시 가문과 1년에 몇차례씩 교류할 정도로 절친한 사이이다. 부시 전 대통령이 재선에 실패한 뒤로 더욱 돈독한 정을 쌓아 왔다. 류 회장의 사무실에는 부시가(家)의 가족사진과 친필 서명이 담긴 크리스마스 카드,바버라 부시 여사가 별장으로 류 회장의 가족을 초청해 찍은 사진 등이 걸려 있다. 류 회장은 지난 92년 바버라 부시가 풍산의 미국 현지공장 준공식에 참석하면서 부시 가문과 직접적인 인연을 맺기 시작했다. 이전에도 풍산금속 창업자인 선친 류찬우 회장이 방위산업을 통해 미국 군부 및 공화당과 각별한 인연을 맺어 왔다. 이밖에 제6공화국과 문민정부시절 외교안보분야를 담당했던 인사들도 부시 전 대통령의 국내 인맥으로 자리잡고 있다. 대표적 인물로는 김경원 사회과학원 원장, 현홍주 변호사, 김종휘 '바른법률'(법무법인) 고문 등을 들 수 있다. 하버드대 정치학박사이기도 한 김 원장은 주유엔대사(81년), 주미대사(85∼88년)를 지내면서 당시 미 공화당 행정부와 인맥을 형성했으며 부시 전 대통령과도 친분관계를 쌓았다. 부시 전 대통령의 재임기간에 주미대사(91∼93년)를 지낸 현 변호사는 한.미간 통상마찰이 심해지는 과정에서 정책조율에 적극 나서며 부시 전 대통령측과 교감을 이루기도 했다. 현 변호사는 현재도 한미21세기위원회와 한미재계회의 위원을 맡고 있는 등 한.미간 민간외교사절로 활약하고 있다. 김종휘 고문은 91∼93년 청와대 외교안보수석을 역임한 뒤 93년부터는 미국 공화당의 정책산실 역할을 하는 헤리티지 재단과 전략문제연구소(CSIS)의 초빙수석연구원을 지내며 나름의 인맥을 구축했다. 정태웅.강동균 기자 redae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