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사마 빈 라덴의 추종자들이 보이지 않는 독성가스인 청산가리를 이용해 유럽에서 화학무기 공격을 하려던 계획이 비밀리에 녹음된 테이프를 통해 밝혀졌다고 선데이 타임스가 14일 보도했다. 이 신문은 영국, 독일, 이탈리아에서 활동중인 테러범들이 "사람들을 질식시키는 액체"를 토마토 깡통을 이용해 운반하려 했으나 이 음모의 중심인물인 리비아인이 지난 10일 뮌헨에서 체포되는 바람에 무산됐다고 전했다. 신문은 이는 빈 라덴의 알-카에다 조직이 대량파괴무기를 사용하려 했던 첫 증거라고 말했다. 지난 3,4월에 녹음된 이 테이프는 테러범들이 안전한 장소라고 생각했던 밀라노외곽의 아파트를 도청한 이탈리아 대테러 경찰에 의해 만들어졌다고 신문은 말하고 용의자들은 실내에 뿌려졌을 경우 수천명을 살해하기에 충분한 양인 10ℓ의 독극물을 구하는 방안을 협의했다고 전했다. 이 용의자들은 지난주 뮌헨에서 체포된 리비아인 벤 헤니 모하메드 라세드(32)와 지난 4월 밀라노에서 체포된 튀니지아 출신의 이탈리아 조직 지도자 에시드 사미벤 케마이스(31) 등이었다. 이 테이프는 빈 라덴의 지원을 받는 무장이슬람그룹(GIA)의 분파조직 살라피스트신앙.전투그룹 소속인 5명의 용의자에 대한 증거로 이탈리아의 스테파노 담브루오소 검사가 제시한 것이라고 신문은 말했다. 미 재무부는 지난 12일 이 용의자들이 모두 연결돼있는 밀라노의 이슬람문화연구소가 "유럽내에서 가장 중요한 알-카에다의 기지"라고 지목하고 이곳이 "전세계로 무기와 사람과 자금을 보내는 정거장"으로 이용됐다고 말한 바 있다. (런던=연합뉴스) 김창회특파원 chkim@yonhap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