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대의 전자박람회인 한국전자전이 11일 "디지털 세계가 눈앞에!"를 주제로 내걸고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개막됐다. 올해로 32회째를 맞는 이번 행사에는 한국 미국 일본 중국 대만 등 15개국에서 4백여개 기업이 참가,6만여점의 제품을 선보였다. 이번 전시회에는 디지털 멀티미디어 제품과 인터넷 시대를 주도하는 첨단 정보통신 제품 등이 대거 출품돼 디지털 혁명에 따른 주거 및 생활형태 변화를 예고했다. 또 세계 시장을 주도하는 첨단 일류 기술제품들 대부분이 전시돼 일반인들이 국내업체들의 기술수준을 시각적으로 느끼도록 해줬다. 이번 행사는 15일까지 열린다. 올해 전자전에서 선보인 디지털 신제품은 일반 소비자들이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최대한 얇고 가볍게 제작된 점이 특징이다. 특히 40인치 LCD(액정표시장치) TV를 비롯한 디지털 영상제품들은 고화질의 구현과 함께 대형화 추세에 초점이 맞춰졌다. 또 기존 제품의 기능을 한데 묶은 '디지털 컨버전스'제품들이 많이 출품된 점도 특징이다. VTR 등 기존의 아날로그 제품을 대체할 DVD(디지털 다기능 디스크)플레이어 신제품과 핸드PC 등 모바일 기능을 대폭 강화한 차세대 제품들도 관람객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처음으로 선보인 신제품=LG전자와 삼성전자는 이번 전시회를 첨단 기술의 홍보를 위한 기회로 삼는다는 전략에 따라 신제품을 대거 출시했다. 삼성전자는 PDP에 특수 스크린을 코팅,3차원 입체영상이 가능한 50인치 PDP(벽걸이) TV와 고화질 재생이 가능한 프로그래시브 방식의 HD DVD,핸드PC '아이토드(i-ToDo)',초소형 디지털 캠코더 등 4개 제품을 처음으로 공개했다. 특히 '아이토드'는 PC와 핸드폰의 기능을 합친 신개념의 핸드PC로 다양한 프로그램의 실행에서부터 고속 무선데이터 통신과 음성메일전송까지 가능한 제품이다. 세계 최초로 5인치 대형 가로화면을 채택,차량항법장치(GPS)로도 사용할 수 있다. 화면을 특수 코팅처리한 3차원 PDP TV는 8대의 카메라로 다양한 각도에서 촬영된 입체영상을 볼 수 있도록 했다. LG전자는 일반 프로젝션 TV의 2분의1에 불과한 두께 38.8㎝의 초슬림형 52인치 HD(고화질) 프로젝션 TV를 처음으로 선보였다. 동급 프로젝션 TV 중에서는 세계에서 가장 얇은 제품으로 공간활용도를 높일 수 있는 게 최대 장점이다. 또 차세대 디스플레이로 주목받는 유기EL(유기전계발광소자) 신제품도 처음 일반에 공개했다. 3.2인치 카오디오용과 1.8인치 폴더형 휴대폰,0.9인치 듀얼폴더형 휴대폰용 등 세 가지 제품이 선보인 유기EL은 화면밝기와 멀티컬러색상 등에서 기존 LCD보다 최대 10배까지 성능이 우수한 제품이다. 삼성SDI도 동급제품보다 두께를 1백2㎜ 줄인 디지털 TV용 브라운관 '아이트론'과 PC모니터,디지털 TV시청이 가능한 퓨전 브라운관을 공개했다. 국내 최대크기의 8.4인치 풀컬러 유기EL도 함께 선보였다. ◇눈길 끄는 다기능 복합제품=두께와 무게는 최대한 줄이면서 다양한 기능을 갖춘 복합제품들도 대거 출품됐다. 디스플레이의 경우 LG전자의 스피커내장형 15인치 LCD모니터와 PC 없이도 HDTV 영상수신이 가능한 삼성전자의 17,24인치 모니터TV 등이 대표적 제품이다. 7인치 와이드 TFT-LCD를 적용한 24.9㎝ 두께의 휴대용 DVD 플레이어(LG전자)는 DVD는 물론 VCD 오디오 CD MP3 등을 재생할 수 있는 복합기능을 갖췄다. 삼성전자는 또 34g의 초경량에 '지포라이터' 크기의 초소형 MP3플레이어 제품을 선보였다. 팔밴드 또는 목걸이 벨트클립 등으로 휴대가 가능하다. 삼성이 개발한 업라이트 초소형 디지털캠코더도 관람객의 주목을 받았다. CDMA 2000폰으로 삼성전자는 디자인과 내부 기능이 대폭 강화된 초슬림(두께 13㎜),초경량(무게 64g)의 휴대폰 신모델을 출품했고,LG전자는 6만5천5백36 컬러의 고화질 CDMA2000 1x 컬러휴대폰을 선보였다. 이심기 기자 s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