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분의 중동국가들은 7일 시작된 미국의 아프가니스탄 공격에 공식 논평을 내놓지 않았으나 대다수 시민들은 강력한 반감을 표시했다. 이슬람권 국가들중 미국의 아프간 공격을 즉각 비난하고 나선 것은 이란과 이라크 정도이다. 반면 전통적인 친미 성향인 터키와 요르단 및 이스라엘은 미국의 공격을 적극지지하고 나섰다. ▲이란=하미드 레자 아세피 외무부 대변인은 관영 IRNA통신을 통해 "세계, 특히이슬람 국가들의 여론을 고려하지 않은 채 개시돼, 무고하고 억압받는 아프간인들을해치게 될 이번 공격은 용납할 수 없다"고 비난했다. 이란 국영 뉴스TV방송도 미국의 공격이 시작되자 정규 방송을 중단하고 "맹목적인 공격"이라는 제하의 특별 생방송에 들어가는 등 민감한 반응을 보였다. ▲이라크= 국영 TV는 미국의 아프간 공격을 "반역적인 침략"이라고 비난하고 오사마 빈 라덴이 9.11 테러 참사를 저질렀다는 증거를 대라는 사담 후세인 대통령의주장을 방송했다. 이 TV는 이례적으로 아랍 위성방송 알 자지라의 화면을 그대로 받아 미국의 아프간 공격 소식을 전하는 기민성을 보였다. ▲이집트=카이로 시민들은 시내 곳곳에서 TV 뉴스를 지켜보며 미국의 "부당한공격"에 대한 분노를 터뜨렸다. 이들은 특히 오사마 빈 라덴이 "미국의 공격은 이슬람에 대한 공격"이라고 주장하는 내용의 화면을 지켜보며 대부분 공감한다는 반응을보였다. 다른 시민들도 대부분 "미국이 증거도 없이 아프간을 공격하는 것은 부당하다", "미국이 그동안 중동 아랍국가들에 많은 과오를 저질러왔으며 9.11 테러 참사는 알라에 의한 응징이다"는 등의 반응 보였다. ▲팔레스타인=야세르 아베드 공보장관은 미국의 아프간 공격에 대한 직접적인논평은 피한 채 다른 아랍 및 이슬람 국가들과 공동 입장을 취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터키=불렌트 에체비트 총리는 미국 주도의 아프간 공격을 지지한다면서 무고한 민간인들이 살상되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에체비트 총리는 공습 개시 직후 군수뇌, 국방, 내무, 외무장관 등과 긴급 회담을 개최한 뒤 성명을 발표, "테러와의 국제전 필요성을 오래전부터 지지해온 터키는국제동맹 결성을 추진해왔다"면서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내 유일한 이슬람 국가인 터키는 미국의 책임 있는 동맹국이자 우방"이라고 강조했다. ▲요르단=마르완 부아셰르 미국 주재 대사는 7일 요르단은 미국과 영국의 아프간 공격을 지지한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수주 동안에 걸처 미국과 "매우 긴밀히 협력해왔다"고 밝혔는데 그의 이갑은 발언은 아프간 공습 이후 요르단으로부터 나온최초의 반응이다. ▲이스라엘=시몬 페레스 외무장관은 "이스라엘은 아프간에 대한 미국 공습을 전적으로 지지하며 가능하면 미국과 그 동맹국들을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페레스 장관은 미국 CNN 방송과의 회견에서 "미국 주도의 공습은 정당하며 용기있는 결정"이라면서 "지원 요청이 있는 경우 모든사항이 진지하고도 긍정적으로 검토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미국의 아프간 공격이 시작되자 중동 아랍국가들은 미국대사관과 영사관미국 학교 등에 대한 경비를 대폭 강화했다. 이집트는 또 이스라엘 대사관과 대사관저에 대한 경비를 크게 보강했으며 자국내 이슬람 원리주의 단체들에 대한 감시도보다 철저히 한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의 공격이 시작된 7일 저녁 카이로의 외국인 거주지역인 마디의 거리에는미국인은 물론 유럽인들의 모습도 거의 보이지 않았다. (카이로=연합뉴스) 이기창특파원 lkc@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