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은 아프가니스탄 탈레반정권에 대한 미국의 보복공격이 개시된 8일 공격개시 즉시 군과 경찰에 경계강화 지시를 내리고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긴급소집하고 대국민 담화를 발표하는 등 심야부터 하루종일 긴박하게 움직였다. 김 대통령은 이날 오전 1시40분 미국의 보복공격이 개시되자 즉각 정태익(鄭泰翼) 외교안보수석을 통해 국방, 행자, 외교부에 경계강화 등 필요한 조치를 취하도록 긴급 지시했다. 이에 앞서 미국은 0시 30분께 주한 대사관을 통해 정 외교안보수석에 공격 예정사실을 사전 통보했으며 정 수석은 즉각 김 대통령에게 이 사실을 알리고 NSC 멤버들과 대책을 숙의했다. 이어 김 대통령은 오전 2시께 비상출근해있는 이상주(李相周) 청와대 비서실장에게 오전 8시 NSC를 긴급소집하도록 지시했다. 김 대통령은 이같은 응급조치를 취한뒤 거의 수면을 취하지 않은채 TV를 시청하면서 각종 보고채널을 통해 전달되는 테러공격 진행상황을 점검해 나갔다. 이처럼 김 대통령이 발빠르게 상황에 대처해 나가는 것과 보조를 맞춰 청와대와정부도 각종 대책을 차질없이 추진해 나갔다. 청와대는 오전 3시와 6시30분 2차례에 걸쳐 비상수석비서관 회의를 주재, 정부각 부처의 대응방안을 점검했으며, 각 부처도 오전 6시 장관 주재로 간부회의를 가진데 이어 오전 7시 경제, 외교.안보, 사회팀 등 3개 팀별로 장관회의를 열었다. 김 대통령은 날이 밝자마자 오전 8시 경제부총리와 행자부장관도 배석한 가운데NSC 회의를 주재, 미국에 대한 지원방안, 테러공격이 우리경제에 미치는 영향 등에대해 논의했다. 이어 김 대통령은 TV로 생중계되는 가운데 대국민 특별담화를 발표, 미국의 공격에 대한 전폭적인 지지 표명과 함께 정부를 믿고 생업에 전념해줄 것을 국민들에게 당부했다. 먼저 김 대통령은 담화를 통해 "마침내 테러에 대한 응징이 시작됐다"면서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의 이번 행동은 정당한 것으로서 전폭적인 지지와 함께 협력의지를 거듭 밝힌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 대통령은 "이번 전쟁은 이슬람 국가와의 전쟁은 아니며 반(反)인륜적 테러지원 세력에 대한 공격"이라면서 "대부분의 이슬람 국가는 평화를 지향하고있으며 우리의 변함없는 친구"라고 이번 전쟁의 성격을 규정했다. 이어 김 대통령은 정부의 안보태세 및 경제대책 등을 소상하게 설명하면서 "그어떤 경우에도 저와 정부는 우리 국민의 생활과 안전을 반드시 지켜나갈 것"이라고강조했다. (서울=연합뉴스) 정재용기자 jj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