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가니스탄 집권 탈레반 정권은 파키스탄을 비롯한 인접국이 미국의 군사행동에 도움을 줄 경우 대규모 군사공격을 통해보복하겠다고 15일 위협했다. 탈레반 정권은 특히 파키스탄이 미국의 요청을 받아들여 영공통과를 허용하는등의 협력조치를 취한다면 이를 전쟁과 동일한 행위로 간주하겠다고 경고했다. 탈레반의 이번 경고는 파키스탄 정부가 아프가니스탄쪽 국경을 봉쇄하고 영공통과를 허용해 달라는 미국측 요구를 전폭 수용할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나온 것이다. 탈레반은 이날 외무장관 명의로 발표한 성명에서 "어떤 인접국이든 미군에게 지상군 상륙기지나 영공을 내주는 나라가 있다면 우리 무자헤딘(전사)들에 의해 대규모 보복공격을 받게 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탈레반은 "미군에 접근통로를 제공하는 어떤 나라도 공격할 수 있다"면서 "그럴경우 우리 전사들이 그들의 영토로 들어가 안정을 해치더라도 모두 그 나라에 책임이 있음을 분명히 해둔다"고 강조했다. 탈레반 정권의 압둘 살람 자에프 파키스탄 주재 대사는 이와 관련, 파키스탄을특정하지는 않고 어떤 나라든 미군의 진입을 돕는다면 엄청난 보복전쟁으로 귀결될것이라는 뜻이라고 말했다. 그는 어떤 형태든 지상기지나 영공을 제공하는 것은 곧바로 아프가니스탄 주권.독립국가에 대한 침략으로 간주할 수 있다고 밝혔다. 자에프 대사는 그러나 "파키스탄이 같은 이슬람 국가에 대한 공격을 허용하는그같은 조치를 취하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탈레반은 지난 5년여간 아프가니스탄에 은신해온 것으로 알려진 오사마 빈 라덴에 대해 이번 테러와 관련됐을 가능성도, 테러를 자행할 능력도 없다면서 미국의 테러배후 주장을 거듭 일축했다. 파키스탄 내각과 국가안보회의는 이날 비상회의를 소집해 미국의 요청을 수용할지에 관해 논의했다. 파키스탄 언론들은 군부의 핵심 지도자들이 미국의 요구를 수용해 영공통과 및지상상륙권을 내주는 방안에 찬성했다고 보도했으며, 일부 군사.외교 소식통들은 페르베즈 무샤라프 대통령이 미국측 요구를 전폭 수용키로 했다는 결정 내용을 이미미국측에 전달했다고 전했다. 파키스탄은 그동안 유력 정보기관을 통해 탈레반 정권에 무기와 보급품, 정보를제공하는 등 상당한 유착 관계를 유지해온 것으로 알려져 왔으나 파키스탄 정부는공식적으로 탈레반과의 관계를 부인하고 있다. (카불.이슬라마바드 AFP.AP=연합뉴스) oakchul@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