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1,290원대 진입, "주말 앞둔 관망세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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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율이 미국 테러쇼크의 늪에서 발을 빼면서 이틀만에 1,290원대로 진입했다.
시장이 안정 기미를 보인 가운데 전날 급락에 대한 반발매수세가 유입됐다. 또 업체의 결제수요, 역외매수세 등도 가세했다.
달러화 가치를 지탱하려는 각국의 지원이 가시화되면서 국제 외환시장이 안정세로 접어드는 모습이나 아직 열리지 않고 있는 뉴욕 증시에 대한 불확실성이 시장 참여를 꺼리게 하고 있다.
시장 참가자들의 달러 매수(롱) 마인드가 우세한 가운데 주말을 앞둔 관망세가 여전히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13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전날보다 4.50원 오른 1,290.60원에 마감했다. 오전중 꾸준히 오름세를 타면서 1,290원대 진입을 노크하던 환율은 오후 들어 1.40원에 불과한 이동폭에서 거닐었다.
외국계은행의 거래 참여가 제한받고 있지만 본사의 지침 강도가 약해져 전날보다 거래는 많았다.
◆ '관망세' 이어질 듯 = 시장 관계자들의 시각은 '관망'에 힘을 주고 있다. 유동성이 풍부하지 못한 상황에서 쉽게 한쪽으로 기울 수도 있으나 섣부른 예단을 하고 싶지 않다는 것.
불투명한 전망과 불확실한 방향에 대한 이정표는 뉴욕에서의 본격적인 거래가 성사되는 다음주이후에나 모습을 드러낼 전망이다.
시중은행의 한 딜러는 "결제가 많았던데다 역외매수세 등이 롱마인드를 강화시켰다"며 "1,290원이상에서는 차익매물이 나온 정도"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달러/엔 119엔이 지켜지면 1,290원은 지지될 전망이나 내일은 주말을 앞두고 포지션을 끌고 갈 것인지에 대한 판단이 필요하므로 중요한 시점이다"며 "롱마인드가 유지된다면 1,293∼1,295원까지 올라설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외국계은행의 다른 딜러는 "예전과 달리 주식이 오르면 달러를 사는 형태를 보였다"며 "엄밀한 상황 전개는 아직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유가 급등에 대한 우려로 정유사를 중심으로 한 결제수요가 내일도 강하게 나올 지가 관건"이라며 "내일은 주말을 앞두고 관망세가 예상되고 1,287∼1,292원에서 움직일 것"으로 예상했다.
◆ 119엔대에서 안정세 보인 달러/엔 환율 = 달러화에 대한 비롯한 각국의 방어의지가 외환 거래자들을 안심시켰으며 특히 국내 시장의 달러 매수세력은 의연한 자세를 보였다.
달러/엔 환율은 오후 5시 현재 119.11엔으로 하락폭이 커졌다. 전날 각국 중앙은행의 달러화 지원을 업고 119.48엔을 기록한 달러/엔은 이날 도쿄장 전반 G7국가의 공조개입 기대감으로 119.60엔대까지 오름세를 이었다. 그러나 엠파이어스테이트 빌딩의 소개령으로 반락한 뒤 하락세를 보였다.
일본의 미조구치 잼베이 재무성 국제금융국장은 이날 엔화가치의 상승을 막기 위한 구두 개입에 나섰으나 효과가 오래가지 못했다.
역외세력은 오전장부터 꾸준히 달러 매수에 나서 환율 상승의 기대감을 북돋아 오후장 초반까지 이를 이었다. 싱가포르, 홍콩 등지의 역외 거래자들은 미국의 금리인하 기대감을 안고 당분간 달러화가 오를 것으로 예상, 매수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은행권은 이같은 매수심리에 기대 다소간의 달러매수(롱)플레이를 펼치기도 했다.
업체들은 개장초부터 강하진 않지만 꾸준하게 매수에 나섰다가 1,290원대 이상에서는 물량을 내놓아 1,290.50원이상에서는 매물벽을 쌓았다.
◆ 환율 움직임 및 기타지표 = 뉴욕장에서 역외선물환(NDF)거래가 없었던 가운데 전날보다 0.80원 오른 1,286.90원에 출발한 환율은 개장 직후 1,286.50원을 저점으로 찍은 뒤 오름세를 이어 11시 10분경 1,290.30원까지 고점을 높였다.
그러나 1,290원대에서 나온 네고물량과 달러/엔 반락 등으로 서서히 밀리기 시작한 환율은 11시 44분경 1,288.80원까지 하락한 뒤 1,289.20원에 오전장을 마쳤다.
오전 마감가보다 0.50원 오른 1,289.70원에 문을 연 오후 환율은 오름세를 유지, 한동안 1,290.20원까지 올라선 범위에서 시소게임을 벌였다. 매수세 유입으로 환율은 오전중 고점인 1,290.30원을 거듭 경신하면서 2시경 1,290.60원까지 올랐다.
이후 환율은 1,289.60∼1,290.60원에서만 오르내리다 119엔대 하향돌파를 노리던 달러/엔이 반등하면서 4시 7분경 1,291원까지 고점을 높인 뒤 소폭 내려 마감했다.
장중 고점은 1,291원, 저점은 1,286.50원으로 하루 변동폭은 4.50원.
국내 증시는 미국 테러사태에 따른 전날의 급락 휴유증을 치유하며 전날보다 23.65포인트, 4.97% 오른 499.25에 마감했으며 외국인도 전날과 달리 주식순매수를 기록했다. 외국인은 이날 567억원의 매수우위인 반면 코스닥시장에서는 45억원의 매도우위를 나타냈다.
전날 거래소에서 기록한 1,154억원의 외국인 주식순매도분은 14일 환율 상승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이날 현물 거래량은 서울외국환중개를 통해 15억9,900만달러, 한국자금중개를 통해 5억1,460만달러를 기록했다.봇弩?각각 4억200만달러, 2억8,400만달러가 거래됐다.
14일 기준환율은 1,289.40원으로 고시된다.
한경닷컴 이준수기자 jslyd012@hankyung.com